학교 폭력과 왕따 때문에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복수극을 그린 영화 '6월의 일기'는 사건 수사를 맡은 강력반 형사팀의 구성부터 흥미롭다. 한 사람은 경륜과 능력을 갖춘 베테랑 형사인 데 반해, 한 사람은 그저 폴리스 라인을 넘나드는 게 멋있게 보여서 형사가 된 폼생폼사형 경찰이다.
지난달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놀고 있네' 코너에 출연한 두 개그맨은 경찰에 대한 로망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투캅스'요, 최고의 프로그램이 '경찰청 사람들'이라며, 폴리스 라인을 넘어가는 경찰관의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폴리스 라인(police line)은 사건 현장을 보존하고 수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설치하는 경찰통제선이다. 그리고 공공질서를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집회나 시위의 범위와 구역을 제한하는 질서유지선으로도 통용된다. 따라서 집회, 시위 참가자가 폴리스 라인을 벗어날 경우 강제로 해산시키거나 연행할 수 있다.
미국에서 폴리스 라인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의 기준이자 상징이다. 연방 하원의원도 시위 도중 폴리스 라인을 넘으면 그 자리에서 붙잡혀간다. 몇 해 전 워싱턴DC 시장이 폴리스 라인을 넘었다는 이유로 정복 경찰이 수갑을 뒤로 채워 체포해 가는 모습이 외신을 통해 보도된 적도 있다.
집회, 시위의 자유가 잘 보장된 선진국일수록 폴리스 라인을 넘은 시위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단호하다. 최루탄과 물대포는 물론 경찰봉과 고무총탄까지 사용해 저지하며 바로 체포한다. 그런데 한국의 폴리스 라인은 있으나 마나 한 고무줄 라인이다.
도로를 불법 점거한 채 시민 불편을 조장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과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인들은 불법 시위를 더 부추기고 있다. 그러니 툭하면 촛불을 들고 아우성을 치며 백주에 난장판이 벌어지는 후진적 시위 문화가 판을 치는 것이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최근 "불법 집회에 참가하면 국회의원이라도 예외 없이 연행하겠다"고 불법'폭력 시위 엄단 의지를 표명했다. 마땅한 일이다. 여러 해 전, 폴리스 라인 따위는 안중에도 없던 한'미 FTA 반대 시위자들이 미국 워싱턴 거리에서는 왜 끽소리도 없이 폴리스 라인을 잘 지켰는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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