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여성 전략공천과 관련해 대구경북을 우선지역으로 결정하겠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구시장 여성 전략공천'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자 이는 새누리당 중앙당이 대구경북 지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는 약속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역 한 정치인은 "당헌'당규에 '여성을 30% 이상 공천하라'는 규정이 있는 만큼, 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되지만 막바지에 와서 특정 지역과 특정인을 거론하는 것은 지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면서 "또 여성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여성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기준도 함께 만들어야 상향식 공천을 기본 원칙으로 정한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약속을 이행하는 처사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14일 열렸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구시장 여성 후보 전략공천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황우여 당대표, 유기준'유수택'이혜훈'정우택 최고위원과 홍문종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로 칠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터여서 불참했다.
대구시장 여성 후보 전략공천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한 것으로 알려진 A최고위원은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은 맞지만 (제가) 말한 부분이 아니다. 회의에 좀 늦게 들어가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이야기(여성 전략공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매일신문이 확인한 결과 한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현재 새누리당 광역단체장에 나선 후보 중 여성이 없다. 당의 가장 텃밭이라는 대구에 여성 후보를 낸다면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의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최고위원을 간단히 볼 것이 아니다. 여성 후보에 대한 지역 반발 여론도 일 수 있다"는 등의 반대론도 나왔다. 실제 이 자리에서는 전략공천 대상자로 지역 출신 비례대표 B국회의원이 거론되기도 했다.
또 최근 중앙당 공천관리위 회의에서는 대구경북의 기초단체장에 대한 여성 우선공천 얘기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은 "3선으로 물러나는 단체장이 있는 지역이나 광역단체장 등으로 방향을 정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의 경우 여성을 우선 공천하면 잡음이 없고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면서 대구 북구'동구와 경북 영덕 등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인 윤재옥 국회의원(대구 달서을)은 16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 얘기(대구경북 특정 지역의 여성 우선공천)를 일부 위원이 제안한 적은 있지만, 단순한 의견 수준이었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면서 "여성 우선공천지역을 찾고 있지만 무조건 여성을 공천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현장에서 경쟁력 여부도 판단해야 하고 논의할 부분이 많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의 한 중진 국회의원은 "대구에 누구를 갖다 꽂더라도 대구시민이 당선시켜줄 것이란 안일한 발상을 가지고 당 지도부가 너무 가볍게 선거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 나오면 열심히 선거운동하고 있는 후보들은 뭐가 되느냐.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이 참석하지도 않은 회의에서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면 정말 두고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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