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정과 총무원장 대립으로 비화되나

조계종 종정은 상징적 어른, 인사 실권 가진 자승 총무원장 성문 스님과 '돈독'

종정 진제 스님
종정 진제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조계종 종정인 진제 스님의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 교체 시도가 자칫 조계종 종정과 총무원장의 대립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불교계 일각에서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이 성문 스님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다.

이 같은 갈등의 불씨는 조계종의 독특한 권력구조에 기인한다. 조계종은 '종정'을 상징적인 최고 어른으로 모신다. 그러나 내외적인 행정수반은 '총무원장'이 맡고 있다. 총무원장은 본'말사 주지를 임명하는 인사권과 연 400억원에 달하는 예산 집행권, 종단 소속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 등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진제 종정은 13대로 2011년에 취임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33대에 이어 지난해 11월 34대 총무원장에 취임했다.

▶자승과 성문

주지 임명권을 가진 자승 총무원장과 성문 주지 스님의 관계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 화제다. 불교계에 정통한 한 인사는 "자승 총무원장 체제가 출범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성문 스님의 공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된다. 두 분의 관계는 일반인들이 아는 그 이상이다. 지난 연말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연임 성공에도 성문 스님이 불교광장을 만들어 세몰이에 나서는 등 그 공이 절대적이었다"며 "두 달여 남은 현 성문 스님의 임기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1960~1980년

1966년 제2대 종정으로 추대된 청담 스님은 종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하려 했다, 1967년 7월 25일 해인사에서 제16회 임시 중앙종회가 열렸다. 이 종회는 해인사를 총림으로 지정하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종회였다. 그런데 종회가 열리자마자 종정 청담 스님이 총무원장 경산 스님의 사퇴를 요구했다. 결과는 종정과 총무원장의 동반 퇴진이었다. 곧바로 제3대 종정에 고암 스님, 총무원장에 박기종 스님이 취임했다.

경산 스님은 1973년 두 번째로 총무원장에 선출됐는데 이때에도 5대 종정인 서옹 스님과 갈등을 빚었다. 1974년 제5대 종정에 오른 서옹 스님이 종정중심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는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한 세력의 거센 반발을 샀다. 서옹 스님은 1974년 11월 중앙종회 해산을 명령했다. 중앙종회 측은 법원에 서옹 스님 등 집행부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맞섰다.

▷1980년 10'27 법란 이후

'정화중흥회의'가 발족되고 종헌을 개정해 종정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인사, 재정 등 실권을 총무원장에게 두도록 했다. 특히 1986년 총무원장에 취임한 의현 스님이 1988년 중앙종회를 장악한 상태에서 총무원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종헌 개정을 성사시켰다. 점차 총무원장은 종단의 실무책임자로 정착했고, 1990년대 이후 종정은 상징성을 갖는 대표 고승이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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