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먹고,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가?/미셸 레이몽 지음/이희정 옮김/계단 펴냄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가족을 이루는 데도 이유가 있을까. 이런 일상 속에는 인간의 본성이 감추고 있는 차별과 금지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프랑스의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그동안 윤리와 규범 등에 가려져 있던, 인간의 행동을 이끌어온 진화적 요인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내 수십 만 년에 걸쳐 형성된 인간의 진짜 욕망과 본능을 드러낸다.
동물의 세계에서 힘있는 수컷은 많은 암컷과 관계를 통해 자신의 후세를 남길 수 있어 번식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은 동물보다 훨씬 정교하고 세련되게 법과 정치, 종교를 통해 그런 상황을 제도화해 강화해왔다. 암컷을 여럿 차지할 수 있는 권력을 독점하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권력자들은 이렇게 오래전부터 개인의 번식 문제에 개입했다.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주목하는 혼인제도의 또 다른 측면이다. 저자는 또 일인 일표를 통한 정치적 민주화 역시 일부일처제와 무시할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청소년기의 반항은 단순한 생물학적, 생리학적 변화의 결과만은 아니다. 19세기 아동 노동이 금지되고, 의무교육 기간이 늘어나면서 청소년들이 어른들과 함께 생활하지 않고, 또래 집단을 형성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른의 간섭은 귀찮고 반항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한다.
이외에도 이 책은 사람들은 왜 단것을 좋아할까, 남자에게 아내는 몇 명이 적당할까, 인간은 왜 암수 한 몸이 아닐까, 동성애자는 태어날까 만들어질까, 아들은 아빠를 닮았을까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통해 진화의 속도를 통제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와 기구들에 대해 살펴본다. 260쪽, 1만3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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