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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의 눈] 등산객에 물·빵 나누며 '사람 사는 맛' 물씬 풍겨 -용지봉 산불감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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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좀 늦었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수성못에서 법이산 용지봉(628.5m)을 오르다가 정상 가까이 가면 산불감시원 진학도(61'수성구 파동) 씨를 만날 수 있다. 진 씨는 보통 산불감시원과는 달리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있다. "어서 오세요, 오늘 날씨가 찹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조심해서 내려가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대박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또 산불감시초소 벽에는 매일 매일 갈아 끼우는 오늘의 명언판을 만들어 명언을 매일 붓으로 적어놓았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도 말이 없어요. 그래서 자연의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요"라고 씌어 있다.

진 씨는 등산객들에게 인사를 하면서도 망원경으로 이리저리 사방을 살피고 있다. 산불을 감시하는 사이에 초등학교 어린이 2명이 산을 오르다가 그에게 물을 얻어먹고는 빵 두 개를 놓고 간다.

"너희들 간식이 없잖아?" "아저씨 드리려고 일부러 가지고 왔어요. 우리 것은 따로 있어요."

그는 산불감시원으로 일을 한 지는 아직 1년이 안 됐다. 그동안 여러 사연을 가진 시민들도 많이 만났다고 한다. 범물동에 사는 73세 어르신은 암 판정을 받고 매일 용지봉을 오르고 있는 데 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진 씨는 산을 오를 때는 도시락과 2ℓ 물병 4개에 마실 물을 배낭에 한 짐 지고 올라와 목마른 분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하산길에는 쓰레기를 주우며 내려간다. 또 밤에는 친구들과 함께 경로당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쉬는 날에는 지체장애인 시설에서 봉사를 하기도 한다.

진 씨는 "등산객들은 인사를 하면 인사를 받아주고 가져온 쓰레기는 되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글 사진 안영선 시민기자 ay5423@hanmail.net

멘토 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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