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바 공격수' 포진 대구FC 1부 도약할까

네벨톤·조나탄 슬그머니 영입 작년 임대 보낸 마테우스 복귀

프로축구단 감독에게 외국인선수(용병)는 떨칠 수 없는 유혹이다. 지난해 국내 선수로만 팀을 구성, '토종 군단'의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 클래식과 FA컵 우승을 모두 거머쥔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용병 영입 의사를 밝혔다. 모 그룹인 포스코의 지원 부족으로 포항은 용병을 영입하지 못했고, 개막 후 2연패를 당했다. 다행히 포항은 다시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용병 없이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K리그 챌린지 추락으로 새로운 팀 만들기에 나선 대구FC가 슬그머니 용병 3명을 확정 지었다. 대구는 지난달 31일 측면 공격수 네벨톤(22)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대구는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최전방 공격수 조나탄(24)을 영입했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지난해 임대 보낸 측면 공격수 마테우스(25)를 등록했다. 대구 유니폼을 입은 용병 3명은 모두 브라질 출신으로 공격수다.

하지만 대구시와 일부 팬들은 대구FC의 많은 용병 영입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최덕주 감독이 대구FC 유스 출신 등 국내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건하기를 바랐다. 지난해 대구가 용병 농사 실패로 2부 리그로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대구는 2013년 시즌을 앞두고 발 빠르게 브라질 용병 2명을 영입했으나 이들이 적응하지 못하면서 팀 조직력을 깨뜨렸다. 이후 당성증 감독과 용병 2명이 바뀌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대구는 결국 챌린지 추락의 아픔을 겪었다.

최덕주 감독은 부임 후 용병 영입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단 형편상 10만달러 이상이 드는 용병을 영입할 수 없고, 젊고 활동량이 많은 용병을 원했기에 입맛에 맞는 용병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최 감독은 시즌 개막을 전후해 용병 3명을 확보했다. 대구와 2년 보장에 추가 1년 계약을 한 최 감독은 당장 성적을 내야 하기에 용병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대구의 용병이 20대 초'중반인 점은 다행스럽다. 유망주인 이들이 제자리를 잡으면 대구는 팀 성적뿐만 아니라 투자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대구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구는 창단 초기 브라질 용병을 잘 뽑아 성공을 거둔 적이 있지만, 최근 몇 년간 브라질 용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낭패를 봤다"며 "용병에 발목을 잡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유망 국내선수도 키우지 못하는 악순환을 거듭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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