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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시대 순교자·증거자 행적 좇아…안동교구 '순교자들' 책 발간

안동교구 신앙의 증거자와 순교자들/ 안동교회사연구소 지음/ 도서출판 동명 펴냄

천주교 안동교구 역사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안동교회사연구소(소장 신대원 신부)가 여섯 번째 자료집을 냈다. 이번에는 박해시대 때 천주교 안동교구 내에서 활동했던 순교자와 증거자 관련 증언을 모았다.

1865년(고종 2년) 경상도 예천고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황(黃)가라는 자가 이웃한 천주교 교우들을 괴롭혔다. 이 시몬과 전 사베리오가 저항하다 잡혀 공주감영으로 끌려갔다. 공주감사는 이들이 죄가 없음을 알면서도 배교(종교를 바꾸는 것)를 강요했다.

"우리의 손발을 묶어 나무에 매달고, 살을 불사르고, 뼈를 갈지라도 배교는 못합니다." 공주감사는 그들의 목을 매어 죽였다. 교우들이 둘의 시체를 거둬 고이 묻었다. 당시 경상도 서부지역의 교우들을 돌보던 프랑스 출신 선교사 칼레 강(1833~1884) 신부가 찾아와 성사(하느님의 은총을 베푸는 의식)를 해줬다.

"너희 아버지는 어디로 갔느냐?" 칼레 강 신부가 묻자 전 사베리오의 여덟 살 된 아들이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저 위의 천당으로 갔어요"라고 했다. 병인박해 1년 전이었다.

때마침 지난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윤지충 바오로를 포함해 모두 124위의 순교자에 대한 시복을 확정했다. 모두 신유박해(1801), 기해박해(1839), 병인박해(1866) 전후로 활동한 순교자들이다. 이 중 안동교구 관련 시복자는 박상근 마티아를 포함해 21위다. 책은 이들의 인적사항과 행적은 물론 구체적인 일화도 상세하게 기록했다.

신대원 안동교회사연구소장은 "이번 증언록을 바탕으로 향후 더 많은 자료와 연구결과를 더해 '안동교구 순교자와 증거자 전(傳)'을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433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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