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관 위기 포항지역 유기견보호소…자의? 타의?

"진료비 기준 무너진다며 수의사들 온갖 압력·모함" vs "허위 사실 퍼뜨린 것"

포항지역 유기동물보호소인 한국동물테마파크가 폐쇄 위기를 맞으며 현재 이곳에서 보호 중인 300여 마리의 유기동물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지역 유기동물보호소인 한국동물테마파크가 폐쇄 위기를 맞으며 현재 이곳에서 보호 중인 300여 마리의 유기동물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지역에서 버려진 동물들을 보호하는 시설인 '한국동물테마파크'(이하 동물파크)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동물파크 운영진이 '수의사들로부터 압력과 모함에 시달리고 있다'며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2007년 문을 연 동물파크(포항시 북구 흥해읍)는 약사인 최복자 원장이 사비 10억원을 들여 만든 유기동물보호소다. 동물파크에 따르면, 현재 300여 마리(개 250여 마리'고양이 50여 마리)의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연평균 1천200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동물파크로 보내지고, 이 중 매년 580여 마리가 새 주인을 찾아 입양되고 있다. 포항시는 2008년 동물파크를 동물보호센터 위탁운영기관으로 선정, 매년 예산 1억6천여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파크 운영진은 지난달 20일 포항시에 공문을 보내 '6월 30일 오후 6시까지만 동물파크를 운영하고 앞으로 어떠한 유기동물 위탁사업도 하지 않겠다. 현재 보유 중인 유기동물을 인수 처리하고 시와의 모든 계약도 해지해주기 바란다'며 폐쇄 의사를 알렸다.

동물파크 최복자 원장은 "유기견 대부분이 병 들거나 부상이 심해 버려진다. 병원 치료가 불가피해 지정병원 협약 등을 맺었는데 수의사협회 측이 '편 가르기를 하느냐'고 비난했다"며 "심지어는 엄청난 돈(시 지원금 등)이 동물파크로 들어가는데 원장 등이 횡령한다는 음해도 많았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 길어도 연말까지만 운영하고 손을 놓겠다"고 했다.

이런 사실은 최근 인터넷포털사이트인 '다음' 아고라 게시판을 통해 '동물파크 운영유지를 위한 서명운동'이 벌어지면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최고 1만 명이 목표였던 서명은 9일 오후 6시 현재 1만195명이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동물약국협회 임진형 회장은 아고라 게시글을 통해 "동물파크가 저렴한 진료비로 유기동물을 치료하자 이를 시기한 수의사들이 진료비 기준이 무너진다며 압력을 넣기 시작했고 유기동물을 입양한 보호자들에게 동물파크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려 결국 파양까지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의사 측은 개인 이득을 위해 몇몇 사람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북수의사회 포항시분회 산하 소동물임상수의사협회 김학동 회장은 "수의사들이란 기본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최복자 원장의 열정을 높게 사며 오히려 포항시의 지원이 더 이뤄져 동물파크 운영이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또 "일부 사람들이 동물관련 약품 납품 등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계속 없는 말을 지어내고 이간질을 하는 등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흑백논리의 편 가르기로 도대체 누가 이득을 취하는지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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