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마이애미 출발, 3박 4일 일정 7만t급 크루즈 타 보니

인생에 한 번쯤은…누려라, 호사를!!

'바다 위의 호텔'.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크루즈의 수식어지만, 이 말만으로는 크루즈의 매력을 모두 표현했다고 보기 어렵다. 음식, 공연, 쇼핑, 카지노 등 여러 가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데다, 기항지에서의 망중한은 정말 놓치면 아까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크루즈 체험 대상은 로열캐리비안사의 '마제스티 오브 더 씨즈' 호다. 7만t 급의 크루즈로 데크는 11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미국 마이애미 항구를 출발해 코코케이섬, 나소를 거쳐 다시 마이애미 항구로 귀환하는 3박 4일 일정의 크루즈 여행 프로그램에 쓰이는 배다.

◆크루즈, 겁먹지 말자

배가 출항하기 전 승객들은 일정한 장소에 모여 안전교육을 받는다. 승선하면서 받은 객실 키에 자신이 탈 구명보트 번호가 적혀 있는데, 그 번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직원이 있는 곳이 비상시 집결장소다. 모두 집결한 것이 확인되면 구명조끼 착용법, 비상시 대처 방법 등을 방송과 직원의 예시동작 등으로 알려준다. 영어와 스페인어로 진행되는데 비상시 대처 방법의 주요 내용은 '엘리베이터 이용 금지' '안내자 지시에 따를 것' 등 간단한 내용들이다.

저녁 식사에는 드레스코드가 있어서 그에 맞는 옷을 입고 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크루즈에 타는 3박 4일 동안 저녁 식사에 적용된 드레스코드는 캐주얼 복장이 2두 번, 정장이 한 번이었다. 일정 중 한 번은 드레스코드로 정장을 요구하는 날이 있으니 한 벌 정도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만약 정장이 부담스럽다면 남자의 경우 정장 느낌의 재킷과 면바지, 여성은 깔끔한 원피스를 구두와 함께 맞춰 입고 가면 된다.

크루즈 내부의 다양한 시설 또한 즐길거리가 많다. 기자가 탄 크루즈에는 수영장, 공연장, 카지노, 면세점, 바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외에도 헬스장, 스파, 인공암벽, 농구장, 미술관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다. 이들 시설을 즐기는 방법은 매일 방마다 배달되는 안내문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안내문에는 다음 날 저녁 식사에 적용되는 드레스코드부터 어떤 행사와 즐길거리가 준비돼 있는지까지 모두 실려 있다.

◆시설'서비스, 다양하게 누려라

기항지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지만 크루즈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 또한 다양하다. 심지어 크루즈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즐기기 위해 크루즈에서만 머무는 사람들도 있다.

크루즈 안에는 다양한 스포츠 시설이 있다. 헬스장은 기본이고 인공 암벽, 농구'피구 등을 할 수 있는 코트도 갖춰져 있다. 인공 암벽 등반 체험은 물론이고 크루즈 이용객들 간 농구'피구 경기도 열린다. 헬스장에서는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퍼스널 트레이닝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크루즈 내부 미술관에는 작품 경매가 열리기도 하며 문화센터에서 볼 수 있는 교양강좌도 열린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매일 방으로 배달되는 안내문에 그 시간과 내용이 자세히 안내돼 있다.

밤이 되면 크루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신한다. 크루즈 내에 있는 공연장에는 음악 공연과 스탠딩 코미디 공연이 매일 열리며, 이벤트 또한 매일 밤 계속된다. 11층에 있는 수영장은 밤이 되면 야외 나이트클럽으로 변신한다. DJ가 틀어주는 음악에 크루즈 스태프들이 무대 앞에서 춤을 추며 흥을 돋우면 사람들도 같이 따라 춘다. 피날레 음악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일제히 열광했다.

◆기항지, 마음껏 즐겨라

기자가 탄 크루즈의 첫 번째 기항지는 코코케이(Coco Kay) 섬이었다. 이 섬은 로열캐리비안사가 바하마 정부로부터 사들인 무인도로 크루즈 고객을 위해 종합 휴양지로 꾸민 곳이다.

크루즈는 섬에 직접 정박하지 않고 멀리서 닻을 내린 채 정지해 있다. 섬까지는 '텐더보트'라고 불리는 작은 배를 이용해 이동한다. 크루즈에 턴더보트가 접안할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춰져 있다.

크루즈에서 섬까지는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다. 섬에 다다르자 접안시설 근처에 벌써 해먹(그물 침대)에 누운 채 열대의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섬에 내려 탁 트인 곳으로 향하니 해변은 선탠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선베드가 수백 개 있었지만 오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탓에 누울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코코케이 섬에서는 패러세일링,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등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굳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좋다. 옥색 바다와 파란 하늘, 그리고 야자수가 한데 어우러져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 날 기항지는 바하마의 수도 나소(Nassau)였다. 크루즈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나소 시내 투어를 신청하면 나소의 핀캐슬 요새, 워터타워, 여왕의 계단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나소 시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이외에도 나소에서는 워터파크인 '아쿠아벤처'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도 있고 부두 근처의 '크리스탈 코트 숍'을 통해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3박 4일간 체험한 크루즈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이었다. 크루즈에서 지내는 동안 휴대전화는 터지지 않았다.

휴대전화에 표시된 통신망 단절 표시를 보며 잠시만이라도 세상의 복잡한 고민이나 걱정의 끈을 놓고 오로지 '나의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록 많은 비용이 들지만 한 번 경험해볼 만한, 다시 올 수 없는 좋은 휴식을 크루즈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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