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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야기] 난초와 교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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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은 표정과 행동 등을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반면 난초는 표정도 없고 말도 못해 고통을 호소할 수도 없다. 또 환경이 맞지 않아도 이동할 수 없다. 난초는 야생이든 인간이 지정해 둔 곳이든 한 번 주어진 환경 속에서 좋은 조건이든 좋지 않은 조건이든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살다가 광원(햇볕, 실내조명 등)이 부족하면 광합성 효율 부진에 따른 탄수화물(포도당)을 생성하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려 고생을 하다가 죽거나 탈진상태가 되기도 한다. 또 물 공급이 부정기적이거나 올바른 방법으로 주지 않아도 심각한 대사 장애를 초래해 고통을 받는다.

승진이나 개업 등으로 받은 사무실 동양란의 생육환경은 열악하다. 그나마 한국 춘란은 유전적으로 '불사초'라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선물용 동양란은 원래 살던 곳이 고온 다습한 대만이라 기상 조건 자체가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오직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희미한 전등에 의지해 힘겨운 삶을 살아야 한다. 여기에다 애지중지 관심과 사랑을 받아도 시원찮은 판에 누가 주인인지 모를 정도의 무관심 하에 그저 실내장식 소품처럼 대접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죽기도 하고, 병치레도 한다.

난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 춘란의 경우 키우는 재미와 함께 높은 소득을 가져오기도 한다.

비싼 돈을 들여 선물해준 분들의 고마움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면 난초와의 교감이 중요하다. 난초는 늘 우리에게 의사 표현을 하고 있다. 관심을 갖고 대할 때만 우리 눈과 귀에 보이고 들린다. 특히 여름철 물을 줄 때마다 난에게 '나다, 그간 잘 있었니?' 라며 말을 건네면서 새싹부터 오래된 촉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또 애견가(愛犬家)가 자신의 애완견을 정성스레 씻기듯 사랑을 주면서 물을 주면 난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이고 들린다. 집에 기르는 난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해보자. 그러면 난은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줄 것이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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