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인터넷과 SNS에 허위 글이나 피해자와 그 유족을 모욕하는 글을 올린 악성 댓글 게시자 수십 명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어이없는 참사에 많은 국민이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은 익명 뒤에 숨어 몇 번의 손가락질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허위 글을 쏟아 냈다. 이 가운데는 '300명의 학생이 전라도 바다에서 강제 민주화 당한 사건', '군 잠수부가 새벽에 몰래 배에서 시신을 꺼내 바다 속으로 멀리 떠내려가게 한다'라는 등의 지역감정을 들먹이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물론, 희생당한 여교사와 여학생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글도 있었다.
이런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이들은 '재미로' '주목받고 싶어서' 또는 '세월호 사건 때문에 수학여행이 취소되어' 등 다른 사람의 불행에 아랑곳하지 않는 전형적인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남의 불행에 대해 갖는 쾌감)의 집단화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 사이트는 비상인력까지 가동해 악성 댓글 차단, 삭제와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악성 댓글은 대중화한 SNS 시대에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폐해다. 비단 이번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지역감정이나 성적 희롱의 대상으로 삼는 악성 댓글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우리 사회가 심각한 사회병질 증후군(Sociopathic Syndrome)을 앓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심리학 용어인 사회병질 증후군은 개인적인 정신분열 증상이 사회로 확산하는 것을 뜻한다. 개인의 피해망상, 불신, 양심 붕괴, 삶의 방향 감각 상실이 사회 전체로 전염병처럼 퍼져 도덕성이나 책임감, 가치 체계를 무너뜨린다. 이에 대한 역작용으로 원초적인 공격성과 성 충동 등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사회 불만 세력은 있게 마련이다. 또한, 타인의 불행 때 나타나는 소수의 극악한 행동 역시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익명만 되면 사회병질자로 돌변하는 이들은 반드시 찾아내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 평소 그들이 아무리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불행을 당한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에 빠뜨리는 이들이야말로 무엇보다 위험한 악성 전염 바이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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