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약 취소·매출 감소…지역 관광지 '개점휴업'

경주, 리조트 붕괴에 세월호 참사 '업친데 덮친격'

29일 오전 전통시장인 안동중앙신시장 입구. 평소대로라면 북적거려야 할 시장이 세월호 침몰 이후 텅비었다. 시장입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오랫동안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는 표시를 말해주듯 풀죽은 채소와 과일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쉬고 있다. 권오석 기자
29일 오전 전통시장인 안동중앙신시장 입구. 평소대로라면 북적거려야 할 시장이 세월호 침몰 이후 텅비었다. 시장입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오랫동안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는 표시를 말해주듯 풀죽은 채소와 과일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쉬고 있다. 권오석 기자
여느 때 같으면 전국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북적거렸을 경주 불국사 인근 숙박촌이 한산하기만 하다. 이채수 기자
여느 때 같으면 전국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북적거렸을 경주 불국사 인근 숙박촌이 한산하기만 하다. 이채수 기자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손님 발길이 끊긴 죽도어시장. 신동우 기자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손님 발길이 끊긴 죽도어시장. 신동우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지역 관광지와 상권이 함께 가라앉고 있다. 특히 1학기 수학여행이 전면 중단되고 단체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관광지에는 발길이 뚝 끊겼다.

◆한산한 안동'경주 관광지

28일 오후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 유스호스텔 인근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수학여행 전문 숙박업소들이 밀집한 이 일대는 예년이면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곳이다.

보문단지는 물론 호텔가와 경주월드 인근 도로도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 여파에 세월호 침몰 사고까지 덮치면서 국내 대표 수학여행 관광지인 경주 전체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경주 불국사 인근 숙박업소들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예약취소가 잇따르면서 이달 21일까지 4개 학교 수학여행단 1천200여 명만이 머물렀다. 예년에 170여 개 학교, 5만1천여 명이 예약됐던 것의 2, 3%에 불과하다.

불국사숙박협회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로 관광 분위기가 위축된데다 세월호 사고로 경주 관광이 뚝 끊겼다"면서 "수학여행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영세업체들의 연쇄부도가 우려되고 관광업계가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안동지역 주요 관광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의 관광객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토요일인 27일 오후 안동 도산서원 주변은 한산하기만 했다. 이날 입장객은 500명을 간신히 넘겼다. 주말과 휴일에 1천여 명 정도가 다녀가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더구나 4, 5월은 연중 최고 성수기다. 특히 세월호 침몰 사고가 벌어진 16일 이후에는 성인 단체관광객도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도 주말 방문객이 2천 명에도 못 미치고 있다. 예년에는 주말 하루 3천 명이 넘게 방문했다. 특히 평일에는 단체예약이 거의 취소돼 하루 500~700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관광지 상권도 반 토막

관광객이 줄면서 경주지역 각종 공연단체와 보문단지 호텔가도 타격을 받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한 관계자는 "사고 후 플라잉과 찬기파랑가 등 공연 관객이 줄었다"고 했다. 보문관광단지 내 켄싱턴리조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억5천만원가량의 손실을 봤고, The-K 경주호텔 7천400여만원, 현대호텔은 4천여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수학여행단은 경주 관광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불국사 유스호스텔의 경우 학생들의 급식재료를 전통시장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지역경제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은 관광지 주변 기념품 상가가 받은 타격이 크다. 상인들은 수학여행과 단체 나들이를 기대하고 쌓아둔 기념품들을 보며 한숨짓고 있다. 하회마을 인근에서 기념품 가게를 하는 한 상인은 "예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절반도 안 되고 주문해 놓은 기념품이 창고에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포항 지역도 수산물 관련 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졌다. 대구 등 내륙지역에서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 26일 영주역을 출발해 죽도시장과 포항운하 등을 관광할 예정이었던 관광객 400명의 예약이 취소됐다. 같은 날 대전역에서 포항을 찾을 예정이던 860명도 예약을 취소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죽도시장과 포항운하, 호미곶 등을 연계한 코스를 찾는 외지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어 관광객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안동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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