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수습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여주고 있는 무능은 정부'여당 못지않다. 정부와 여당을 못 믿는 국민을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정부를 비판'견제하는 일관된 논리도 없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며 정부'여당에 쏟아지는 국민의 비판에 기대 정치적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기회주의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사과에 대한 김한길 공동대표의 오락가락 행보는 그 결정판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간접 사과' 직후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사과가) 국민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초 당 대변인실은 강하게 비판하는 논평을 준비했지만 김 대표가 "쿨하게 하라"고 지시해 논조를 바꿨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쿨한' 논평이 여론의 질타를 받자 김 대표는 30일 "대통령의 사과는 국민과 유가족에게 분노를 더하고 말았다"며 하루 만에 입장을 180도 바꿨다.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쿨한 비판은 어떤 판단에서 나온 것이며 하루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은 또 어떤 판단에서 나온 것인가. 쿨한 비판과 강한 비판 중 새정치민주연합의 본심은 무엇인가. 이런 말 바꾸기에 대한 당 내외의 비판이 쏟아지자 한정애 대변인은 "지도부의 (기조가) 급변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대통령의 사과가 국민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판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위로가 될 것으로 보았던 사과가 어떻게 하루 만에 "국민과 유가족에게 분노만 더한 사과"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안철수 공동대표의 침묵이다. 안 대표는 바른말 잘하는 평소 모습은 간데없었다.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잘못 말했다가 김 대표처럼 욕을 뒤집어쓰기보다는 아예 입을 닫아 '중간'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그를 하루아침에 유력정치인으로 만들어준 '힐링'은 뒀다 무엇하겠다는 것인가,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상처받고 고통받고 있는 지금이 바로 장기인 힐링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닌가. 김 대표의 오락가락 언행과 안 대표의 침묵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실체가 읽힌다. 그것은 무늬만 제1야당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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