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대박 vs 쪽박 논란
金 "대구 변화는 정치적 다양성 부터 시작"
權 "숙원 사업·예산 확보 힘있는 후보 필요"
매일신문사와 대구평화방송 공동 주최로 16일 열린 '대구시장 여야 유력 후보 토론회'에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야당 대구시장 '대박'론과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의 '쪽박'론이 다시 맞붙었다.
이달 13일 김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김부겸 시장, 대구 대박'이라는 대표 표어를 밝힌 것과 관련, 권 후보가 다음날 "야당 시장은 자칫 쪽박이 될 수 있다"고 공격한 데 이어 2라운드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김 후보가 포문을 먼저 열었다. 그는 "여권 대통령 시대에 야당 대구시장이 대박이라고 한 제 말에 대해 누구는 쪽박이라고 하던데, 이는 정말 잘못된 발상"이라고 권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김 후보는 "대구는 확실한 정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이 그런 대구를 기대하고 주목하고 있다"면서 "15년 동안 변함없이 대구시민들이 박근혜라는 정치인을 사랑하고 밀어줘 마침내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되도록 했다. 이제는 그분이 정치적 다양성 속에서 정말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지도자가 되는 것을 바라고 또 그렇게 해드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일색이었던 대구에 야당 시장을 당선시켜 정치적 다양성은 물론 대구가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대구가 만든 박 대통령을 돕는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특히 김 후보는 "언제나 늘 그렇고 그런 도시, 항상 기호 몇 번만 달면 당선되는 식으로는 대구에 발칙하다시피 한 정치행위가 안 나온다. 그럼 대구를 한 단계 깔고 보고 우습게 보는 국민들의 나쁜 습성이 안 고쳐진다"면서 "대구시민 스스로가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얼마나 오래 참고 답답한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대구경북 지역을 질시하고 반대하는 야당의 잘못된 편견은 내가 다 고치겠다. 발목을 잡고 울부짖더라도 대구 미래를 위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방해하지 말라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야당을 설득해 주겠다니 무척 감사하다"면서도 "야당 시장이 되면 대구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예산을 더 많이 받아올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물론 김 후보가 새누리당 아성인 대구에서 시장이 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박 나고, 김 후보도 대박 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구를 살리는 것은 시장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과 협력해야 하고, 구청장'시의원과도 손 맞추고, 대통령도 설득해야 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 "지금 대구가 새누리당이 독점하고 있는 사실은 가슴 아프지만, 야당 시장 혼자 고립된 섬으로 뽑아서 대구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도 했다.
권 후보는 "조금 밉더라도 새누리당이 정신 차려서 나쁜 점을 고칠 수 있도록 여당의 혁신 후보인 저를 당선시켜 대구를 바꾸는 게 대구 대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두 후보 변화·개혁 개념 무엇이 다른가
金 "여→야 시장으로 권력이동이 핵심"…權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 교체가 개혁"
이날 토론회에서 권영진 후보와 김부겸 후보는 모두 대구의 변화와 개혁을 내세웠지만, 서로 추구하는 개혁은 전혀 달랐다. 권 후보는 정치적 리더십 교체를 개혁으로 봤고, 김 후보는 여당시장에서 야당시장으로의 권력 이동을 개혁으로 정의했다.
먼저 발언권을 얻은 권 후보는 "김 후보가 말한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겠다"며 "정권 심판해서 야당으로 넘기는 게 큰 변화냐? 정권교체 여러 번 해봤지만 여당에서 야당으로 가는 게 국민들이 행복하고 좋은 대한민국 만들었냐"고 반문했다. 그는 "결국 정치적 리더십 교체의 문제가 중요하다"며 "새누리당 내에서 치열한 경쟁과정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 대구를 제대로 혁신하면서도 대구를 살릴 수 있는, 위기에서 구할 수 있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가진 새로운 리더십 나오는 것이 대구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권 후보 당선이 변화의 바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가짜 냄새가 난다"며 반박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기회를 줬는데, 그때는 뭐하고 이제 와서 개혁 개혁하는지…. (개혁이) 새로운 세력에게 좋은 용어이긴 한데 실천할 의지와 내용이 있겠느냐"며 "대구시민에게 필요한 건 틀 내에서의 개혁이나 시민들조차 가짜일까 의심하는 이런 틀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서울시 부시장으로 난마와 같이 얽힌 광역행정을 해결해본 경험이 있고, 공직사회를 혁신한 경험도 있다"며 "이런 혁신의 일을 해본 사람에게 위기의 대구를 맡겨주는 것이 대구를 위해 남는 장사"라고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에 진정성을 못 느끼는 사람 많이 봤다"며 "하지만 살아온 인생을 보고 판단해달라. 고립무원일 수 있지만 정치를 보는 눈에 따라 다르다. 저는 적어도 단체장이 되면 중앙당 지시나 당론에 따라 대구시민의 이익을 해치는 사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 공무원들이 소명감을 가지고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제도, 환경을 만들겠다. 그것이 절박한 대구의 마지막 탈출구"라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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