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토부 겉으론 '담담'…속으로 '끄응'

"후보 공약일뿐…정부와 무관, 객관성 위해 해외기관도 참여"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28일 부산의 남부권 신공항 희망 지역인 가덕도를 찾아 부산시 선거대책회의를 연 것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등 관련 중앙 부처는 겉으로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는 않았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이 정치적 외압에 휘말리는 경우다. 신공항은 현재 수요조사를 하고 있지만 건설 여부가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부산시장 후보가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한 발언은 신공항 관련부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압력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차관 출신인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국토부 신공항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돌려 "정치권의 행동을 외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해당부처는 공명정대하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의 전화를 받은 공직자들은 한목소리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의원님의 격려로 힘이 됐다''정부는 묵묵히 기존 로드맵에 따라 진행할 것을 약속한다' 는 입장을 전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하지만 특정 지자체가 자신들만 유리하기 위해 불과 1년 전에 '객관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신공항 입지선정에 승복한다'는 약속을 해놓고 한 입으로 두말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가덕도 유치는 후보 개인의 발언일 뿐 정부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해외 기관까지 참여시켜 진행하고 있는 수요조사가 잘 끝날 수 있도록 부산을 비롯한 관련 지자체들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공항을 둘러싼 부산의 정치적 행보에 피로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서울 지하철과 경기도 고양시 화재 등 국가적 재난 때문에 어수선하고 특히 총리 후보자가 사퇴하는 등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제발 소모적 논쟁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신공항 논란을 일으킨 새누리당과 부산 정치권의 행보를 에둘러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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