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영진 캠프 '배수진·맞불전략' 통했다

권 당선인과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김부겸 후보 측이 매일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3일 오후 7시 한일극장 쪽에서 마지막 총집결 유세를 벌이며
권 당선인과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김부겸 후보 측이 매일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3일 오후 7시 한일극장 쪽에서 마지막 총집결 유세를 벌이며 '동성로 대전'을 펼쳤다.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 논란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선거 전날까지 총동원된 마지막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권 당선인 캠프와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밀하게 전략을 구사해 가덕도 역풍 차단에 주력했던 것이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28일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부산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새누리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가덕도에 모였다. 부산시장 선거가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른바 '서병수 구하기'에 들어간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한 서 당선인을 돕고자 중앙당이 총출동했다는 소식에 대구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덕도 불똥이 대구로 튀면서 가장 마음을 졸였던 건 권 당선인이었다.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 권 당선인은 '이대로 대구시장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의견을 중앙당에 전달하고 배수진을 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10%포인트 정도 격차를 유지했지만, 가덕도발(發) 악재에 지지율 격차가 좁아지면서 선거 전날인 3일에는 김 후보가 결과를 뒤집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중앙당 선대위원장들이 KTX 경부선 지원유세를 시작하는 부산역에서 '가덕도 신공항'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동대구역 유세 일정을 중단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른 시각 대구시당 관계자를 부산에 급파했다. 부산역 유세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대구 유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부산역 유세에 참석한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서청원'김무성'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 윤상현 사무총장과 서병수 부산시당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의 '가' 자도 꺼내지 않는 걸 보고서야 동대구역 유세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며 "부산 유세에서 신공항 얘기가 나왔더라면 대구시장 선거 결과는 예측조차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맞불전략 수립에도 나섰다. 권 당선인과 대구시당은 김 후보 측이 매일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막판 세몰이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 후보 측과 다른 시민단체가 동성로 일대에 집회신청을 미리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권 당선인 측이 끼어들어 갈 여지가 없었다. 결국 한일극장 쪽을 선택했고, 두 후보가 마주 본 '동성로 대전'이 펼쳐졌다. 세 과시가 필요했지만 당협별 유세를 빼놓을 순 없었다. 대구시당은 당 조직 대신 당선인이 가진 개혁'혁신 이미지를 대신할 사람들로 유세현장을 채우도록 독려했다. 총동원령이었다. 권 당선인 측 추산 1천500명, 김 후보 측 추산 1천 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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