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할리우드의 신사, 그레고리 펙

1953년 개봉된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과 함께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그레고리 펙을 보고 남자 관객들은 묘한 질투심을 느꼈다. 펙은 강한 인상을 주는 체격과 부드럽고 잘생긴 외모로 세계적인 대스타로 올라섰으며 여성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1916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펙은 약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UC버클리 의대에 진학했지만 대학생활을 문학과 연극반에서 보냈다. 1944년 '영광의 나날'로 데뷔한 그는 같은 해 출연한 두 번째 영화 '천국의 열쇠'로 첫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이어링' '신사협정' '정오의 출격' 등에 출연해 아카데미상 후보에 네 번이나 올랐다. 1962년 누명을 쓴 흑인 배우를 변호하는 시골변호사역의 '앵무새 죽이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게리 쿠퍼, 존 웨인, 로버트 테일러 등 미국의 대표적인 배우 계보를 이은 그는 노년이 되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젊은 시절 자신이 주연했던 영화들을 리메이크한 '케이프 피어'와 '백경'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수려한 외모에도 사생활에 잡음이 없던 그는 1955년 기자 출신의 베로니크 파사니와 재혼해 평생을 해로하다 2003년 오늘 LA 자택에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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