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라질 월드컵 통신] 국민 스포츠 축구·대표 오락 삼바 공통점은

브라질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대표적인 단어가 삼바와 축구이다. 브라질은 삼바의 나라, 축구의 나라다. 삼바와 축구는 어떻게 브라질을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고, 왜 브라질인들은 삼바와 축구에 열광하는 것일까?

삼바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아프리카에서 끌려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들이 노동과 배고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려고 추던 율동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반면 축구는 1894년 상파울루 출신의 영국 유학생, 찰스 밀레르가 영국에서 귀국하면서 축구공과 축구경기 규칙을 가져와 시작됐다. 이처럼 유래가 다른 춤과 스포츠가 브라질 대다수 국민이 즐기고 열광하는 대표적인 오락과 스포츠가 된 데에는 나름대로 공통점이 있다.

첫째, 삼바와 축구는 이를 통해 유명세를 타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이다. 가난한 계층의 청소년들이 공부를 통해 출세하기는 어렵지만, 삼바와 축구를 통해서는 신분 상승과 부를 가질 수 있다. 삼바는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카니발을 통해, 축구는 프로팀의 유명 선수가 돼 유럽리그에 진출하거나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을 통해 스타가 될 수 있다. 둘째, 삼바와 축구는 이를 가르치는 수많은 학교가 존재한다는 점이 같다. 많은 빈곤층의 청소년들이 삼바 학교나 축구 학교에서 학교 공부보다도 더 열심히 삼바와 축구를 배운다.

셋째, 삼바와 축구는 이를 즐기고 배우는데 장비나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삼바는 아무 곳에서나 자신의 몸으로 율동을 표현하면 되고, 축구도 공 하나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나 즐길 수 있다. 따라서 가난한 계층의 청소년들이 쉽게 배울 수 있어 브라질 어디에서나 삼바 춤과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 넷째, 풍족한 과일과 강렬한 햇빛을 가진 남미의 특성상 낙천적이고 정열적인 삼바나 축구가 브라질인들의 정서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바와 축구는 극심한 빈부 격차, 지역적 특징과 민족적 정서와 잘 맞아떨어져 많은 브라질인이 즐기게 되면서 브라질 하면 삼바와 축구가 떠오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라질에는 삼바와 축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2억 명에 달하는 인구와 남한의 80여 배에 달하는 광활한 영토를 가지고 있다. 설탕, 오렌지주스, 커피 생산량은 세계 1위이고 128억 배럴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15위(생산량은 9위)다. 니오븀, 흑연, 고령토, 망간, 알루미늄, 철광석 등 풍부한 광물자원과 소, 돼지, 닭 등 다양한 농축산물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브라질이 우리보다 훨씬 넓은 국토와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제적으로는 한국이 더 발전한 까닭은 한국인에게 총명한 두뇌와 근면과 부지런함을 주신 신의 공평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가 브라질에 팔 것이 있고 브라질 사람도 한국을 부러워한다. 한국과 브라질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축구를 통한 좋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빼어난 성적을 거두어 우리 국민에게도 브라질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김종경 KOTRA 리우데자네이루 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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