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번 더 믿어 봐"…박주영 러시아전 사실상 원톱 낙점

홍 "런던 때보다 경기력 더 좋아"…박 "슈팅 훈련 집중, 이기는 게 각오"

스타플레이어 소리는 그냥 듣는 것이 아니다. 15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C조 조별리그에서 일본은 1대0으로 앞서다 후반 코트디부아르의 세계적인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갈라타사라이)가 교체 투입된 후 그의 마크에 신경을 쏟다 다른 선수에게 두 골을 헌납하고 역전패했다. D조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 수아레스(리버풀)가 부상으로 벤치를 지킨 우루과이가 코스타리카에 1대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어느 때보다 스타플레이어가 이름값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29'아스널)의 킬러본능 회복'에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홍 감독은 그동안 기자 간담회에서 "박주영을 대체할 스트라이커 자원을 찾지 못했다. 런던 올림픽 때보다 지금의 경기력이 더 좋다"며 그에 대해 강한 믿음을 표시했다. 

반야월초-청구중-청구고 출신의 박주영은 대구가 낳은 한국 최고의 '원톱' 공격수다. 그는 간결한 볼 처리와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 반 박자 빠른 슈팅을 자랑하며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청소년 대표 시절 '축구천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탁월한 득점 감각을 자랑한 그는 월드컵 대표로도 2006년 독일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 참가했다. 2010년 대회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귀중한 프리킥 득점으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큰 몫을 했다. 그는 A매치 64경기에서 24골을 터뜨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태극전사 23명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주영은 K리그 FC서울을 거쳐 2008년 9월 AS모나코(프랑스)에 진출했다. 모나코에서 세 시즌 동안 25골(91경기)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높였고, 2011년 8월 아스널(잉글랜드)로 진출했다. 하지만 그는 아스널에서 벤치로 밀려났고, 셀타 비고(스페인)와 왓퍼드(잉글랜드)에서 임대 생활을 하면서도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해 '경기력 논란'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 때부터 박주영을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며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의 성과를 냈고,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핵심 공격 자원으로 또 한 번 신임을 줬다.

박주영은 지난 3월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골잡이 본능'을 과시했다. 이 경기에서 그는 전반 18분 손흥민(레버쿠젠)의 크로스를 받아 시도한 첫 슈팅을 결승골로 만들며 시들지 않은 득점 감각을 자랑했으나 지난달 28일 튀니지 평가전(0대1 패)과 지난 9일 가나 평가전(0대4 패)에서 무득점에 그쳐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18일 오전 7시)에서 사실상 원톱으로 낙점을 받은 박주영은 득점 감각을 끌어올리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박주영은 쿠이아바에서 "슈팅의 마무리를 가다듬고 있다"며 "러시아전에서 이기는 게 나의 각오"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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