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고 '학생·학부모·교사 함께하는 과거길 탐사 프로그램'

"영남 역사 발자취 더듬어보며 자연도 배워요"

달성고가 지난달 말
달성고가 지난달 말 '영남 과거길 탐사 프로그램' 1차 탐사를 진행한 가운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구미 채미정 일대를 돌아보고 있다. 달성고 제공

'영남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며 정(情)도 쌓아요.'

대구 달성고등학교(교장 소상호)가 이색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달성고가 올해 학교 특색 프로젝트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영남 과거길 탐사 프로그램'. 학생들이 자연과 호흡하며 지역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생과 학부모, 교사 사이에 유대를 강화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다.

지난달 말 달성고 학생 46명과 학부모 46명, 교사 7명은 1차 탐사에 나섰다. 일행은 구미 금오산과 야은 길재 선생의 학덕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정자인 채미정, 의성의 낙동나루와 관수루 등을 돌아봤다. 이번 프로그램은 ▷다음달 12일 문경새재 일대 ▷9월 20일 충주 탄금대와 충렬사 일대 ▷10월 18일 달성 가창, 청도 팔조령, 밀양 삼랑진, 부산 동래 등 3차례 더 진행된다.

학생들에게 이번 탐사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고 사전에 익힌 주변의 역사, 문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김세진(2학년) 학생은 "금오산 등반이 힘들었지만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아 만족스러웠다"며 "남은 탐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도경빈(3학년) 학생은 "책에서 본 내용을 직접 살펴보면서 지식의 폭도 넓힐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며 "수능시험이 끝난 뒤 다시 찾고 싶다"고 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벽을 허무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효과. 이남준(3학년) 학생은 "처음에는 친구들이 아니라 어머니와 함께 가야 한다는 게 실망스러웠지만 지금은 만족한다"며 "평소 어머니를 살갑게 대하지 못했는데 이번 탐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하게 돼 좋았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반겼다. 이승헌(2학년) 학생의 어머니 이정미 씨는 "엄마 업고 등산하기, 손잡고 등산하기 등 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좋다"며 "처음에는 마지못해 따라나선 아들도 이젠 탐사 활동이 즐겁다고 한다"고 전했다.

달성고는 탐사 프로그램이 마무리된 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발표력과 표현력, 글쓰기 능력을 키워 주기 위해 탐사 소감 발표 대회, UCC와 사진 공모전 등 다양한 후속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달성고 정재승 수석교사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행복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라며 "다른 학교에서 연락해오면 언제든 이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를 나눠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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