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대구경북이 달아오르고 있다. 시민들은 공식 응원 장소에서 대규모 단체 응원을 준비하고 있고,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대학 기숙사와 강당 등에서 응원전을 펼칠 기세다. 오전 7시에 열리는 경기 시간에 맞춰 조기 출근할 계획을 세운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단체 응원
대구의 유일한 공식 거리응원 장소인 대구국채보상공원은 응원 열기를 쏟아내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단체 관람이 가능한 대형화면과 흥을 돋울 난타 공연이 준비 중이고, 식수 300병도 제공된다. 러시아전이 열리는 18일에는 시민 200여 명이 국채보상운동공원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이어갈 계힉이다.
경북 지역 곳곳에서도 단체 응원이 펼쳐진다. 영천시는 러시아전이 열리는 18일 오전 7시를 비롯해 알제리전과 벨기에전이 열리는 23일 오전 4시와 27일 오전 5시에 영천시민회관에서 월드컵 응원전을 열기로 했다. 경산에 소재한 경북도체육회는 체육회가 입주해 있는 경상북도개발공사 5층 강당에서 70여 명의 체육회 직원들과 함께 직원 합동 응원 단합대회를 열 계획이다.
상주 상무프로축구단은 상주시 청리면 덕산리 유소년팀 생활관에서 응원전을 계획 중이다. 유소년팀 생활관은 상무선수단 숙소와 상주 용운중'고, 함창중'고 등 상무유소년팀 숙소를 겸하고 있다. 이날 응원전에는 상주 상무서포터즈와 축구협회회원, 지역민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상주 상무축구단 이재철 단장은 "러시아에 승리한다면 남은 알제리'벨기에전은 시민운동장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기말시험도 월드컵 열기를 비켜가지 못한다. 특히 기말시험 기간과 겹친 대학생들은 시험이 끝난 뒤인 23일 알제리전부터는 눌렀던 열정을 마음껏 뿜어낼 태세다.
영남대 총학생회는 23일 노천강당에 야외스크린을 설치한 뒤 단체 응원을 하며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다. 자정부터 4시간 동안 전야제 행사도 마련한다. 23일까지 기말고사 기간인 계명대는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기숙사 학생 500여 명이 단체 응원을 할 수 있도록 시청각실을 개방하거나 기숙사 운동장에 스크린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박주영 선수의 모교인 청구고 학생들은 18일 오전 6시 40분까지 교내 강당으로 등교한다. 이곳에서 1, 2학년과 축구부 학생 등 780여 명이 단체응원에 나선다.
◆응원 아이디어 만발
직장인들은 오전 출근시간대와 새벽에 열리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 시간에 맞춰 다양한 응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포항에서 소규모 사무실을 운영하는 박모(55) 씨는 "월드컵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마트에서 붉은 악마 유니폼 8장을 단체로 구입해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러시아전을 응원하기로 했다"며 "단체 응원이 없어 아쉽지만 사무실 식구들끼리 조촐하게 커피라도 마시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 직장인들은 일찍 출근해 사무실에서 응원을 할 계획이다. 신입사원 이모(27) 씨는 "시원한 회사 회의실에서 빔프로젝터를 이용하면 큰 화면으로 경기를 볼 수 있고 출근길 교통체증도 피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회사 차원에서 '경기점수 맞히기 이벤트'도 한다. 자동차부품업체 SL은 사원들이 회사 블로그 이벤트 공지 글에 댓글로 승리 팀과 점수를 올리면 경기 결과를 맞힌 직원이 소속된 팀에 회식비를 지원한다. 이 회사는 대한민국이 출전하는 조별 예선전 3경기마다 각 1팀씩 선발해 팀원들의 삼겹살 회식 비용도 지급할 예정이다.
포항시청 한 부서 직원 30여 명이 1인당 1만원을 걸며 대한민국과 러시아전의 승패를 점치고, 결과를 맞추는 직원이 그날 저녁 '치맥파티' 비용을 대기로 했다. 이 기관 관계자는 "경기 후 치맥을 즐기며 월드컵 이야기꽃도 피우고 직원들과 화합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 국책 기관에서 근무하는 K(34) 씨는 출근 시간을 3시간이나 앞당길 생각이다. K씨는 "직장에 있는 고화질 대형 TV로 함께 응원하는 게 제맛"이라며 "잠깐 올빼미족이 되는 것은 4년 기다림에 비하면 수고로움도 아니다"라고 했다.
달서구 상인동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승용차 대신 도시철도를 타고 출근할 계획이다. 오전 7시 경기를 스마트폰으로 보기 위해서다. 열혈 축구팬인 B(29) 씨는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18일을 친구 3명과 호텔에서 보내기로 했다. 직장엔 휴가를 냈고, 스위트룸까지 예약을 마쳤다. B씨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응원할 생각에 한껏 들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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