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필 월드컵 기간에…" 치킨집 울상

세월호, 새벽 경기로 특수 실종…한국 첫 경기 승리땐 매출 숨통

치킨가게들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 여파와 늦은 새벽 경기로 인해 월드컵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은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병했기 때문이다. 치킨가게들은 이로 말미암아 월드컵 특수는 고사하고 평소보다 치킨 주문이 더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16일 달성군 한 가축사육농장에서 폐사한 닭 3마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치킨가게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가뜩이나 이번 월드컵에는 특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는데다 조류인플루엔자 악재까지 겹쳐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치킨가게 주인은 "보통 경기가 자정 전후로 열려야 치킨을 주문하는데 올해는 새벽 늦게 경기를 하니까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경기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게다가 조류인플루엔자까지 발생해 올해는 매출 증대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치킨가게 주인은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 때도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주문량이 평소 수준에도 못 미쳤다"며 "각종 악재가 겹쳐 월드컵으로 재미를 본다는 이야기는 다른 나라 얘기 같다"고 전했다.

치킨 납품업체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가 열리면 납품 물량이 평소보다 70~80%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평소만큼만 해도 잘하는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치킨집 사장들 가운데 웃는 사람을 못 봤다"고 했다.

치킨업계는 한국팀의 선전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달서구의 한 치킨가게 주인은 "그래도 한국팀이 첫 경기에서 이긴다면 월드컵 열기가 크게 살아나고 치킨가게들도 숨통을 트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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