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유전자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유전자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사체의 유전자는 금수원의 유 씨 집무실에서 발견한 유전자와 유 씨가 도피 과정에서 잠시 머문 송치재 인근 별장에서 발견된 유전자와 동일했다. 또 형 병일 씨의 유전자와 대조한 결과 같은 부모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유 씨의 시신 확인에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상대적으로 긴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뼈를 토대로 유전자 검사를 했고, 형 병일 씨와 동일 모계인지 확인하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도 적잖은 시간이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뼈가 아닌 시신에 남아 있는 근육을 채취해 하루 만에 유전자 정보를 확인해 경찰의 설명을 무색하게 했다.
또 신원 확인이 지나치게 늦어진 것은 변사체를 처음 발견한 경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했기 때문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스쿠알렌 병 등 변사체와 함께 발견된 유류품이 유 씨의 것일 수 있다는 강력한 정황증거가 있음에도 경찰이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시신의 유전자 분석을 서두를 수 없었다. 검찰과 경찰이 시신과 대조를 한 유전자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크다.
한편 검찰은 유 씨가 도피 중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확보했다. 유 씨가 지난 5월 이후 도피 중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는 A4용지 총 31쪽 분량이다. 검찰은 이 메모를 확보해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메모는 거울을 봐야 제대로 읽을 수 있게 거꾸로 쓰여 있다. 유 씨는 지난 1991년 상습사기 혐의로 4년을 복역한 뒤 거꾸로 글을 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에는 주로 도피 당시 심경,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한 반감 등이 담겼다. 유 씨는 "가녀리고 가냘픈 大(대)가 太(태)풍을 남자처럼 일으키지는 않았을 거야.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인 남자들이 저지른 바람일 거야. 과잉 충성스런 보필 방식일 거야"라고 썼다. 이어 "아무리 생각을 좋게 가지려 해도 뭔가 미심쩍은 크고 작은 의문들이 긴 꼬리 작은 꼬리에 여운이…"라고 적어 자신이 음모에 빠졌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 씨는 또 "눈 감고 팔 벌려 요리조리 찾는다. 나 여기 선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 기나긴 여름 향한 술래잡기가 시작되었다"며 자신을 쫓는 검찰과 경찰을 조롱하는 글도 남겼다.
사회2부'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