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르르' 교단 떠나는 선생님들… 명퇴 수당 204억 '사상 최대'

"연금 줄어들라" 불안 심리, 하반기만 200명 넘을 수도

대구 교원의 명예퇴직 규모가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이 교원 명퇴수당 지급 예산을 추가 확보함에 따라 하반기에만 200명 이상 명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규학)는 24일 시교육청이 제출한 '2014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종합심사에서 당초 예산보다 1천406억원 증액된 2조5천718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교원 명퇴수당 지급 예산이 60억원 증액된 점.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하반기에 모두 204억원의 명퇴 예산을 확보했다.

교원 명퇴는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10년 이내일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명퇴 신청기간은 매 학기가 끝나는 8월 말과 2월 말이며, 명퇴수당은 퇴직 당시 월 봉급액의 반액에 정년 잔여월수를 곱한 액수로 최대 2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시교육청은 명퇴 신청자가 매년 느는 데 비해 명퇴수당 지급 예산이 넉넉지 않아 골머리를 앓아왔다. 2012년까지는 명퇴 신청을 모두 수용했지만 예산 사정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명퇴 신청자 289명 중에선 265명(관련 예산 216억원)만 명퇴할 수 있었다. 특히 조만간 공무원연금제도가 개정되면 연금 수령액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올해 2월 명퇴 신청자가 248명에 이르렀지만 75명의 신청만 수용할 수 있었다.

시교육청은 204억원의 예산으로 8월 명퇴 신청자 349명 중 220명 내외가 추가로 명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올해 명퇴 교원은 3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를 둘러싼 교육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선 "어차피 마음이 떠난 이들을 붙잡아봐야 학교,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가급적 명퇴 신청을 많이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반기고 있다. 반면 한 고교 교장은 "갑자기 연륜 있는 많은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면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다음 달 중순 인사위원회를 거쳐 명퇴 규모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곳 관계자는 "명퇴 신청을 수용하는 데는 관련 예산뿐 아니라 교원 수급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며 "초등 부문과 달리 중등 부문 경우 임용을 기다리는 자원이 적은 상황이어서 초등 교원의 명퇴 신청이 더 많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