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삼성창업단지 건설, 대구시의 발전 계기 삼아야

옛 제일모직 터 개발을 위한 대구시와 삼성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고, 이에 대한 대구시민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이는 이번 개발의 지향점이 기업의 이익 창출에만 목적을 두지 않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업단지 형태로 맞춰졌기 때문이다. 대구로서는 오랜 경제적 침체에서 벗어나 도약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고, 함께 건설하는 메모리얼파크도 삼성의 첫 출발점이 대구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어서 도시 브랜드 상승효과도 있다. 삼성으로서는 그동안 대구에서의 좋지 않은 이미지에서 벗어날 기회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구시는 삼성과의 연고를 들어 끊임없이 투자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삼성상용차 공장 건설 불발과 삼성전자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합작해 만든 성서산단의 SSLM에 대한 투자 철수로 대구시민의 반감이 많았다. 삼성은 현재 대구의 중심 공연장이 된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지어 기증했지만, 이 또한 옛 제일모직 부지 일부를 상업'주거 용지로 해제한 반대급부 형태인데다 삼성은 이곳에 아파트를 분양해 충분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돼 지역 발전 기여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삼성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범삼성가(家)로 분류되는 신세계가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를 건설 중이다. 이어 이번에는 그룹 차원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삼성으로서는 과거의 불미스러운 관계에서 벗어나 상생(相生)과 윈윈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인 셈이다.

삼성창업단지는 사업비 전액을 삼성이 부담해 건설한다. 조 단위로 추산되는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삼성그룹'이 직접 나섰다는 점만으로도 대구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대구시는 삼성이 차질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대구시와 삼성은 긴밀한 협조로 개발에 대한 자세한 로드맵을 밝히고, 추진 상황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투자 철회에 따른 대구시민의 상실감과 기업 이미지 추락과 같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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