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처음으로 인문학 대중화 사업을 벌일 협동조합이 생겼다.
13일 창립총회를 하고 문을 연 대구경북인문학협동조합은 강좌, 독서 토론 등을 열어 지역 사회에 인문학을 확산시키고자 대구경북의 교수 10명이 모여 만든 단체이다. 이 교수들은 지난해 8월 조합 설립추진위원회를 꾸렸고, 1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교수들이 뜻을 모으게 된 건 황금만능주의와 이기주의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집약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 영향이 컸다. 물질과 경쟁이 중심이 돼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데는 인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책임도 크다는 지역 학자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인문학을 접하고 싶어하는 열망은 높지만, 이를 만족시킬만한 지역 사회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제기돼 왔다. 이에 평소 뜻을 같이하는 철학, 사학, 국문학 등 인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의기투합하게 됐다.
강좌의 구성은 '인간이 사랑을 하는 이유', '노동을 하는 목적' 등 삶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부터 소크라테스, 맹자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고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설립위원회 발족 후 지금까지 확보된 조합원은 주부, 회사원, 대학생 등 40여 명에 이른다.
조합 측은 독서 토론회, 캠프 등 강좌 외에도 강사와 수강생이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사회 공동선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지적 동반자 관계로까지 확대하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이상형 대구경북인문학협동조합 연구이사는 "초'중'고교, 기업, 교도소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를 자주 열 계획이다. 사회 전반에 인문학을 확산시켜 '인문학은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없애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조합은 이달 30일 '인문학 릴레이 강좌-인간에 대한 12가지 질문'을 시작으로 3개월간 가을학기를 진행한다. 강좌당 수강료는 1만원이며 조합원일 경우 30% 할인받을 수 있다. 070-7534-9876.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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