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복지비 부담에 허리가 휘면서 각종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초연금, 영'유아 보육료 등으로 각 구'군청별 복지예산 지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한정된 예산 속에서 일부 사업들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중구청은 보건소 신축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 중구청은 1982년 지어진 중구보건소가 좁고 노후화돼 2011년 신축 계획을 세웠다. 현재 2층짜리 보건소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부지를 더 확보해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새로 짓고 그곳에 대구지역 구'군 중 중구에만 없는 노인복지관을 함께 입주시키려 했다. 그러나 중구청은 수년째 착공을 못 하고 있다. 모두 168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재정 상황이 좋지 못한 데다 그나마도 늘어난 복지비 때문에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올해 중구청의 예산이 지난해보다 8억9천만원이 늘었지만 복지 분야에 써야 할 돈이 지난해보다 77억원 증가했다. 복지 외에 다른 분야는 예산이 줄어 보건소 신축은커녕 진행하는 사업도 멈춰야 할 형편이다"고 했다.
달서구와 서구도 노인복지관 공사가 수년째 진척되지 못하고 있지만, 늘어난 복지비 때문에 당장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달서구청은 성서권 노인복지관 건립을 2010년부터 추진해 2012년 완료하려 했지만 이를 수정해 완공을 2015년으로 미뤘다. 서구 제2노인복지관도 계획을 세운 지 5년(2009년)이나 됐으나 건설비 50억원을 구할 방법이 없어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도심하천 정비도 사업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지연되고 있다. 특히 국비를 확보하고도 구청 예산이 없어 손을 대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는 하천 정비가 환경 또는 미관 차원으로 분류돼 각종 사업에서 뒷순위로 밀려나기 때문. 한 구청 관계자는 "큰 비가 오면 범람하고, 평소에도 악취 때문에 민원이 많은 도심 하천을 정비하고 싶어도 급한 일이 아니라는 인식과 구비(사업비의 25%)를 마련치 못해 미루기가 반복되고 있다"며 "담당자들은 여름만 되면 집중호우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는 실정이다"고 했다.
2012년에 시작한 수성구의 범어천 하천정비사업은 애초 올해 완공한다는 목표였지만 지난해 예산 편성 당시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 213억원이 드는 매호천 정비도 지난해 12월 사업에 착수했지만 올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현재 진행이 멈춘 상태다.
동구 방촌천 정비사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016년 12월 완공을 계획했지만 이 기간 내 공사를 끝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모두 2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이 사업은 현재까지 구비 5억원을 포함해 총 26억원이 투입됐지만, 내년에 부담해야 할 구비 20억원은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이처럼 늘어난 복지비 부담에 구청이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구청 예산과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전체 예산이 늘어나는 폭에 비해 복지 예산 부담이 늘어 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작은 사업조차도 예산 배정이 쉽지 않다"며 "특히 매칭사업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예산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구비가 없어 사업 차질은 물론 어렵게 확보한 국비마저 삭감될 판이어서 안타깝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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