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女축구 '차이나 자매' 꺾고 4강 격돌

둘다 1대0 제압 결승행 다퉈

26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8강전 북한 대 중국 경기에서 인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26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8강전 북한 대 중국 경기에서 인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남북공동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6일 오후 북한과 중국의 여자 축구 8강전이 열린 안산 와스타디움은 북한 팀을 응원하는 함성으로 들썩였다.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거칠게 비난하면서 남북 관계는 더욱 꼬이게 됐지만 스포츠에서만큼은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듯했다.

경기가 평일 낮에 열린 터라 관중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관람석 한쪽에 모여앉은 '남북공동응원단'은 경기 내내 꽹과리와 북을 치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북한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북측 선수단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하나'와 같은 격려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일반 관중 역시 북한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리 선수 잘한다" "이겨라 코리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중국이 득점 기회를 잡으면 '우우' 소리를 내며 야유를 퍼부었다. 북한 허은별이 이날의 결승골을 넣자 "잘한다 허은별"이 수십 차례나 이어졌다.

특히 이날 경기장에는 김영훈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손광호 부위원장 등 북한 선수단 임원진과 선수 등 70여 명이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북측 인사들은 경기 내내 일어선 채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인공기를 흔들었다. 또 가끔은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경기에서는 북한이 1대0으로 이겨 이날 문학경기장에서 대만을 같은 점수로 물리친 한국과 4강전에서 맞붙게 됐다. 공교롭게도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김광민 감독이 지휘하는 북한은 모두 후반 28반에 결승골을 뽑았다. 한국은 김혜리(24)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며 올린 크로스를 유영아(26)가 머리로 떨어뜨려 줬고 이를 전가을(26)이 달려들며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2002'2006년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북한은 후반 28분 리예경이 왼쪽에서 띄운 공을 허은별이 번개같은 헤딩슛으로 연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남북 자매'가 '본토-섬 자매'를 나란히 물리친 날이었다.

이번 대회 여자축구 4강은 한국-북한, 일본-베트남의 대결로 압축됐으며 경기는 29일에 열린다.

한편 북한 남자축구도 이날 인도네시아와의 16강전에서 4대1로 이겨 8강에 합류했다. 남자축구 8강 대진은 한국-일본, 태국-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북한-아랍에미리트(UAE)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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