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록(Rock) 문화의 부흥을 꿈꾸는 공간이 최근 문을 열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삼각로터리 인근에 있는 공연장 '겟 스페이스'(Get Space)다. 록, 포크, 올드팝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지역 뮤지션들에게 정기적인 공연 기회를 마련해주고, 공간 그 자체로 뮤지션과 관객의 소통을 돕겠다는 취지다. 록과 연극 등을 다루는 지역의 작은 공연장이 하나둘 문을 닫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는 요즘, 겟 스페이스의 등장은 참신하고 반갑다.
◆지역 뮤지션들에게 공연 기회 마련해주는 공연장
겟 스페이스의 주인장은 김경태(54) 대표다. 젊을 때부터 베이스 기타를 연주해온 록 뮤지션이다. 평소 대구 최초의 록 페스티벌 개최를 꿈꿨고, 작지만 늘 활력이 넘치는 공연장도 마련하고 싶었다. 여기에다 청년에서 중년까지 모든 세대의 음악을 담겠다는 생각도 가졌다. 그 꿈을 실현하는 출발점이 바로 겟 스페이스다. 대명동 한 건물 지하 빈 공간을 직접 꾸며 무대와 음향장비, 객석, 뮤지션 대기실, 음료를 제공하는 미니 바 등을 마련했다.
겟 스페이스는 개관 기념으로 지난달 13일부터 매주 금'토'일 오후 7시 30분에 라이브 공연을 열고 있다. 제목은 '뮤지션들의 축제', 이달 26일까지 열린다. 공연을 위해 김 대표는 우선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 뮤지션들을 모았다. 2011년 케이블 채널 엠넷(Mnet) 슈퍼스타 K3에 최종 11팀 후보로 선발되기도 했던 록 밴드 '헤이즈', 지역 재즈 밴드 '플라티나', 2011년 대구 방문의 해 공식 주제가 '대구의 추억'으로 활동했던 3인조 밴드 '다락', 386세대의 명곡들을 연주하는 싱어송라이터 3인조 '올드팝', 통기타 혼성 3인조 '러브 레터' 등이다. 젊은 세대로 구성된 뮤지션 3팀이 모인 '펫레코드'도 있다. 오늘도무사히, 비글스, 링크맨으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 모두 거리 버스킹 공연으로 지역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음악에 더해 볼거리도 충족하기 위해 4인조 탭댄스 그룹 '탭 워크'도 초청했다.
◆'메이드 인 대구' 밴드 공연의 명소 꿈꿉니다
김 대표는 겟 스페이스의 활성화를 위해 공연장 전속 밴드인 '겟 밴드'(Get Band)도 꾸렸다. 겟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공연의 간판 주자로 활동할 계획이다. 김 대표가 베이스기타를 치고, 보컬은 MBC 뮤직스쿨 보컬 강사로 있는 김민지 씨와 박완규'소찬휘 등의 코러스 세션으로 활동한 이응진 씨, 이해리 씨가 맡고 있다. 기타 연주자는 영국에서 유학으로 기타를 연마한 독특한 이력의 대학교수인 육심근 대구한의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다. 오르간과 피아노, 드럼은 지역 재즈 연주자들이 맡고 있다. 오르간은 영화 '기타가 웃는다' OST에 참여했고, SBS 음악감독으로 경력을 쌓은 오세혁 씨, 피아노는 서진교 씨, 드럼은 빅밴드 '볼케이노' 단원이며 유럽 유수 음악페스티벌에 참가한 최권호 씨가 연주한다.
김경태 대표는 이달 26일 끝나는 개관 기념 공연 이후 다른 공연 프로그램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겟 스페이스의 가장 중요한 설립 취지가 지역 뮤지션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연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마침 겟 스페이스는 대구 남구 대명공연문화거리에 있다. 가까이에 있는 작은 공연장들과 힘을 모아 시너지를 내고 싶다. 일종의 '타운화'다. 서울 홍대 거리처럼 공연장 여러 곳이 서로 가까이 자리해 있으면 몇몇 축제 때뿐만 아니라 늘 사람이 모이고 문화도 생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겟 밴드 멤버인 육심근 교수는 "대구의 공연장들은 서울의 뮤지션들이 와서 공연을 하고 가는 장소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 문화든 경제든 정치든 지나친 서울 의존은 바람직하지 않다. 겟 스페이스가 지역 공연 문화에 대한 응원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작은 구심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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