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현철의 별의 별 이야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배우 신민아

조정석과 신혼 생활 찰떡 호흡…코믹 연기 웃음 폭탄 뻥뻥~

솔직히 말하면, 조정석과 신민아가 박중훈과 고 최진실이 맡았던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그렇게 기대되지는 않았다. 4년간의 연애 끝에 이제 막 결혼한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의 신혼생활을 그린 작품인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0년 당대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였던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했다는데, 뻔한 줄거리로 흘러갈 것 같은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영화는 코믹을 극대화, 관객에게 웃음을 전한다. 달달한 로맨틱한 분위기보다는 코미디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 중심엔 조정석과 신민아가 있다. 기대 안 했던 조합은 연신 웃음 폭탄을 투하하고, 이따금 감동도 전한다.

신민아(30)는 "조정석 씨는 주변에 결혼한 친구나 지인들이 꽤 된다더라. 하지만 난 주위에 결혼한 사람이 거의 없다. 친한 언니들도 다 노처녀"라며 "어렸을 때 봐온 부모님을 떠올렸다. 꼭 결혼해야만 그 상황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걸 우리 식으로 표현했다"고 웃었다.

영화 속 신민아와 조정석의 호흡은 쌍엄지를 들게 한다. 신민아는 "처음부터 안 어색하고 편했다.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영화에서 툭툭 치면서 얘기하는데 영화 끝나고도 계속 그랬다. 시사회 때 웃긴 장면이 나오면 영화에서처럼 옆에서 때렸다"고 했다. 그러다 사귀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럴 일은 없다"고 웃었다. "영화에서 호흡이 잘 맞은 것으로만 봐 주세요. 어울린다는 말은 좋은 것 같아요. 스틸이나 영상만으로도 잘 어울린다고 해주니 무척 좋아요."

조정석은 이 영화로 영화에서 처음으로 남자 주인공이 됐다. 조연으로 나왔던 '건축학개론' 이후 금세 주연 대열에 올랐다. 사실 신민아의 입김(?)이 작용했다. 조정석의 캐스팅 비화를 묻자 본인이 추천했다고 털어놨다.

"제작사에서도 정석 씨 캐스팅을 생각하긴 한 것 같은데, 제가 강하게 추천했어요. 정말 영민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영화 보면서도 정말 영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 편집본은 웃기지 않은 것도 내레이션으로 살려내더라고요. 영화를 보며 진짜 똑똑하다고 생각했어요."

신민아는 자신과 최진실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으나 비교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도 그런 시선은 인지하고 있다.

"저와 최진실 선배님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촬영 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다시 봤는데 명작이고, 명배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주 큰 부담이었죠. 시대의 아이콘인 선배를 따라갈 순 없어요. 그를 흉내 내기보다 나만의 미영을 살리고자 노력한 게 컸어요. 우리 영화가 그것을 뛰어넘은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우려한 것보다는 많은 분이 좋게 봐줘서 안심이죠. 이 영화를 보고 많은 분이 최진실 선배를 기억하게 하는 점에서 우리 영화가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개봉된 다음에도 최진실 선배와 나를 비교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지만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 인상이 강한 신민아. 그는 "최근의 고민은 아니다"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같은 작은 작품에도 참여했다. 작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나와 어울릴 만한 영화도 좋아한다. 조금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을 계속 했다. '경주'는 나와 장률 감독님의 조합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좋은 작업이었다. 항상 얼마나 내 모습을 보여줄지가 고민"이라고 짚었다.

20대 때와 크게 변한 게 있느냐고 하니 "몸에 좋은 것을 먹고 있다는 것? 아무래도 몸이 안 좋아진 것 같으니…."라고 배시시 웃었다. "무슨 무슨 효능 있다는 약을 먹는다. 건강, 행복 등을 생각한다. 나이 먹을수록 관리의 중요성을 느낀다. 다이어트도 하는데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 예전에는 쉬는 게 그냥 푹 퍼져서 쉬는 거였는데 이제는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되었다. 필라테스를 매일 하는데 활기가 생긴다. 지금은 '빡세게' 관리를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하하."

연애 스타일에 대해 묻자 "애교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 "혼자 하는 연애이면 공개하는 것도 상관없지만 연애는 둘이 하는 거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존중을 해줘야 한다. 나 혼자 공개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상대가 일반인이든, 배우든 사람들이 쏟아내는 편견이 있을 텐데, 그런 부분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공개 연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그래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지 않을까? 신민아는 추후 어떤 아내가 되어 있을까. 미영이 같은?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미영이 집안을 치우며 남편한테 잔소리하는데 그것처럼 결혼은 일상이 되는 것 같다. 같이 산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같이 살기 때문에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잖나. '결혼하면 이렇구나'를 촬영하며 많이 느꼈다. 영민처럼 갑작스럽게 집들이를 한다고 하면 어떻겠냐고? 오코노미야키, 해줄 수 있다(웃음). 열심히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미영이처럼 잔소리를 할 것 같긴 하지만. 하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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