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 수 감소는 학교 현장을 바꾸고 있다. 대구 도심 초등학교 몇 곳을 골라 학생 수 추이를 살펴보고, 이 같은 현상이 학교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봤다.
◆사제'학우 간 친근감 형성, 단체활동에 지장
중구에 터를 잡은 채 100년 넘는 세월 동안 대구 초등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온 대구초등학교, 종로초교, 수창초교의 규모는 옛 모습이 무색할 지경이다.
지난 1991년의 경우 대구초교는 43개 학급 1천840명, 종로초교는 26개 학급 1천79명 규모였다. 특히 수창초교는 54개 학급에 학생 수는 2천394명에 이르는 대규모 학교였다. 하지만 현재 대구초교는 16개 학급 343명으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종로초교는 7개 학급 127명, 수창초교는 8개 학급 116명으로 전교생 숫자가 100명을 겨우 웃돈다. 학년당 학급 수가 2개에 못 미치는 것이다. 신입생도 100명 이하다. 초교 문턱을 막 넘은 1학년 학생들은 대구초교 62명, 종로초교 32명, 수창초교 18명에 불과하다.
이들 학교 교사들은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두고 장'단점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일단 학급당 학생 수가 적으면 교사들이 학생들을 하나하나 챙기기 쉽다는 것이 장점. 학생 간에도 형제자매 못지않게 가까워진다. 반면 체육 행사 등 단체활동을 하기에는 지장이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가 작다고 공문 처리 등의 업무가 적은 것은 아니어서 교사 수가 많은 다른 학교에 비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학생 수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초교 통폐합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게 대구시교육청의 입장이다. 인근 지역 재개발과 새 아파트 건설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교육청 장해광 학교운영지원과장은 "한 번 없앤 학교를 다시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통폐합보다 외국어 집중 과정, 예체능 중심 과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기존 학교에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초교생, 얼마나 줄었나
최근 10년간 초등학교 신입생의 숫자를 살펴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줄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의 초교 신입생은 2004년 3만4천422명이었는데 지난해 2만196명으로 주는 등 매년 지속적으로 신입생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만 620명 늘었을 뿐, 이듬해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초교 신입생 수가 다소 늘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올해 초교 새내기들은 지난해보다 2천151명 늘어 2만2천347명. 이는 2007년 출산 붐이 일면서 당시에 태어난 아이들이 이번에 입학한 덕분이다. 2007년은 재물운을 타고난다는 속설을 지닌 황금돼지띠 해였다. 실제 통계청 조사 결과 2007년 태어난 아이는 49만3천189명으로 전년(44만8천153명)보다 4만5천 명(10%)가량 늘었다.
내년부터는 다시 초교 신입생 수가 준다. 시교육청은 2020년이면 초교 신입생 수가 2만 명 이하로 떨어져 1만9천746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교 신입생 수가 줄면서 초교 학급당 학생 수에도 변화가 일었다. 1970년 79.4명이었던 학급당 학생 수가 2001년에는 41.3명이 됐고, 올해는 23.3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비하면 아직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은 편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4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 21.3명이었다. 이 지표는 OECD 34개 회원국과 10개 비회원국 등 모두 44개국의 2012년 기준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대구 경우 우리나라 평균치(25.2명)보다는 낮지만 OECD 평균치에 비해서는 높았다. 시교육청은 2020년까지 도시 외곽지 택지지구에 초교를 신설, 학급당 학생 수를 22명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 장철수 학교배치 담당은 "전체 초교 신입생 수가 꾸준히 준다 해도 택지지구가 개발돼 사람들이 모여들면 그곳에는 학교를 더 짓지 않을 수 없다"며 "내년 월배지구와 금호지구, 2016년 세천'옥포'테크노폴리스'죽곡2'혁신'월배지구, 2017년 테크노폴리스'서재지구 등에 모두 11개 초교를 신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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