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산(山)의 고장이다. 도 전체면적의 71%(134만㏊)가 산이다. 예전엔 산이 활용 가치 없는 땅이었다. 그래서 주목하는 사람도 적었다.
세월이 가면서 산은 즐기는 곳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서 산이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최근엔 산에 대한 생각이 또 한 번 바뀌었다. 즐기는 곳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일으키는 산업의 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산이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른 것은 물론, 산에서 나는 임산물은 새로운 보물창고로 부상 중이다.
경북도는 이 같은 추세를 감안, 산에서 '산업혁명'을 꿈꾸고 있다. 산이 새로운 산업의 발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휴양림 한번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없을 만큼 자연휴양림은 전 국민적 휴양지로 변신했다.
그 중심에 경북도가 있다. 경북은 글자 그대로 자연휴양림의 천국이다. 지난 8월 기준으로 경북도 내 자연휴양림은 23곳으로 강원도에 이어 전국 두 번째다. 최근에도 계속적으로 자연휴양림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경북 산의 활용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 휴양림'으로 인정받으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자연휴양림도 있다. 이제 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경북의 휴양림은 끊임없이 변신 중이다.
◆명품 휴양림 경북에 있다
2000년대 중반 17만여 명이 찾았던 경북도 내 자연휴양림 이용객들은 지난 2011년 50만 명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레저와 치유가 모두 가능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덕분이다.
경북의 휴양림은 무엇보다 특색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 자연휴양림과 차별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울진 구수곡자연휴양림. 이곳 인근에 조성된 10㎞ 거리의 숲길에는 울진 금강송 군락지와 크고 작은 폭포 18곳이 펼쳐져 있다. 또 덕구온천과 망양정'봉평'후정 해수욕장도 가까워 삼림욕과 온천욕,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영천 운주승마자연휴양림은 국내 최초로 승마장과 자연휴양림을 이어놓은 곳이다. 이용객들은 승마를 배울 수 있고, 말을 타며 삼림욕도 즐기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안동 호반자연휴양림은 전통가옥 형태의 숙소가 특징이다. 겉모습은 초가집처럼, 기와집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현대식이다. 이곳은 산과 호수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어서 독특한 느낌을 준다. 국내 자연휴양림 중 호수(안동호)를 끼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휴양림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글자 그대로 절경을 보여준다.
◆줄을 잇는 자연휴양림 신설
경북도는 최근 3년간 국비 등 29억여원을 확보, 자연휴양림 사업을 확대해왔다. 새롭게 만들거나 기존 시설을 고치는 중이다.
경북도 내에서는 올해만 3곳의 새 자연휴양림이 문을 열었다.
영양 일월면 도계리 흥림산 일원 64㏊ 규모에 만들어진 '흥림산 자연휴양림'은 지난 7월 개장했다. 영양읍에서 약 5㎞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주변에 조지훈문학관과 주실마을, 제14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모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도곡리 마을숲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성주 독용산성 자연휴양림도 같은 시기에 개장했다. 금수면 봉두리 146.7㏊에 만들어졌다.
이곳은 성주호 아라월드와 가까워 아라월드 수상모험레포츠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레포츠와 연계된 자연휴양림이다. 숙박체류형 휴양림이다. 등산과 수상물놀이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것,
이에 앞서 지난 3월 김천 대덕면 수도산 자연휴양림도 개장했다. 추량리 일대에 들어선 수도산 자연휴양림은 36실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시에 182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세미나실을 갖춘 숲 속 수련관에다 여름철 방문객들을 위한 야외 물놀이장도 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여름 칠곡군 석적읍 송정자연휴양림. 이곳에서는 이색적 행사가 열렸다. 피서지에서의 책 읽기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
칠곡군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는 지난여름 휴양림을 찾은 피서객들을 위해 '마음의 창을 여는 피서지 문고'를 운영했다.
칠곡군지부는 피서객들이 필요로 하는 책을 빌려주고 무료해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페이스페인팅, 타투, 풍선아트 등의 이벤트를 만들었다. 재능기부팀을 불러 한여름밤의 음악회도 열었다.
청송 자연휴양림에 가면 그림이 있다. 반 고흐의 자화상과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김홍도의 씨름, 신윤복의 주유청강 등 세계 최고 미술작품들이 청송군 자연휴양림에 전시돼 있다.
청송군은 최근 자연휴양림에 '뭔가 다른 것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휴양림 곳곳에 휴식공간을 만들고 나무그늘 밑으로 벽화 타일을 이용,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설치한 숲속미술관을 조성했다. 숲속미술관은 가을 단풍이 한창인 휴양림 산책길을 따라 설치됐다. 산책의 즐거움을 더 키워준 것.
청송군은 '그림 아이디어' 외에도 산림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제 단순히 자연휴양림만 만들어놨다고 해서 사람이 몰려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황형우 경북도 산림산업과장은 "자연휴양림은 다른 어떤 관광상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광상품"이라며 "특히 경북의 자연휴양림은 뛰어난 풍광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자랑이지만 다른 지역의 자연휴양림과 달리 다양한 체험 혹은 레저 프로그램과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또 "숲 해설가들을 다수 키워내고 자연휴양림에서 숲을 제대로 알리는 기회도 제공 중"이라며 "숲해설가 등은 산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