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입수학능력시험 이후 어수선한 고교 3학년 교실의 수업 정상화를 지시하자, 학생은 물론 교사들까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대입전형에 맞춰 1학기에 사실상 모든 교육과정을 마쳤는데도 교육부는 평소와 다름 없이 매일 7교시(오전 8시~오후 4시)까지 수업을 하라는 것은 학생들을 잡아두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부는 올 들어 수차례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고교에 지난해까지 고3 교실에서 이뤄진 ▷무리한 단축 수업 ▷편법적 출결 처리 ▷형식적 교육과정 운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각 학교에 수능 이후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전(12월 31일)까지 한 달 보름 동안의 '고3 교육과정 운영계획서'를 내도록 했다. 수능 후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고3 수업을 내실있게 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학교들은 교과과정과 관련된 동영상 관람 후 토론,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한 토론식 수업 등의 내용을 담은 운영계획서를 작성해 올해 5월, 교육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배우고 가르칠 것을 다 한' 학교는 계획서대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수업 시작 종이 울리면 교사가 고3 교실에 들어가 출석만 부른 채 영화나 TV를 틀어주는 일이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잠을 자거나, 남은 대학전형 준비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고3 장모 군은 "국사 시간에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를 보여준다. 벌써 며칠째 영화를 봤더니 신물이 난다"고 했다.
특히 논술'면접을 준비하거나 예체능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은 형식적 교과운영 때문에 대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학생은 결석으로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조퇴해 학원으로 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도 이런 교육부의 지침이 실제 교육현장에서 적용되기 쉽지 않은데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의 불만이 제기됨에 따라 묘안을 짜고 있지만 쉽지 않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여름 방학을 대폭 줄여 수능 이후 교과과정 이수 시간을 줄이고,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수능 이후에 치러 수능과 기말고사 기간 사이에는 오전수업을 진행, 교육부의 지침을 따르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진학지도 담당 교사는 "교육부나 대구시교육청 등이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을 학교에 묶어 두겠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어떤 프로그램으로 교육과정의 내실을 다질지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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