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라보던 산에서 먹고사는 보물 산으로] <2>봉화에 들어서는 '백두대간수목원'

아시아 최대 수목원…금강송 숲길 전국 힐링 1번지로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이 경북에 들어선다. 내년 말 완공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경북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산림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목원 조성 공사 현장.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이 경북에 들어선다. 내년 말 완공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경북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산림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목원 조성 공사 현장.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조성 중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야생초 화원.
조성 중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야생초 화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체 조감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체 조감도

'큰 수목원' 하면 떠올리는 것이 경기도 광릉수목원이다. 하지만 향후 광릉을 제치고 '수목원'이란 단어와 직결될 국내 최대, 아니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이 내년이면 경북에 들어선다. 경북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산림산업 중심지로 떠오르는 것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화 춘양면 서벽리(옥석산'문수산 일원) 일대 5천179㏊의 광활한 산림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수목원이 만들어진다. 이 시설 완공을 통해 경북의 숲을 이용하고 활용하는 '보물산' 사업의 일대 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경북도는 보고 있다.

◆아시아 최대 고산수목원

국비 2천141억원이 봉화 산골마을에 떨어졌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조성 사업이다. 2012년 3월 기공식을 가진 이래 내년 말이면 공사가 모두 끝나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백두대간은 백두산'금강산'지리산을 1천400㎞에 걸쳐 연결하는 거대한 한반도의 생태축이다. 경북도 내 구간은 봉화 부소산에서 김천 상도봉까지 315㎞, 6개 시'군 30개 읍'면이 포함된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국립 수목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국내 생태탐방 중심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한 생태탐방지구는 최근 관광 트렌드를 반영, 걸으면서 백두대간의 자연을 감상하는 탐방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이 구간은 문화재 복원에 사용되는 금강소나무 숲으로 조성, 전 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이정원과 모험의 숲, 수변생태원 외에도 세계민속문화식물자원을 만나는 자원식물원 등에서 생활과 밀접한 식물자원을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하고 특별한 산림생태계를 체험하는 주제정원 전시 및 교육지구에는 아시아 최대 수집 규모를 자랑하는 침엽수원과 거울연못, 야생화 언덕이 만들어진다. 단풍식물원 역시 명물이 될 전망이며 모두 3천여 종의 진달래와 만병초가 전시되는 진달래원, 다양한 자생식물의 가치를 체험하는 백두대간 자생식물원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숲길은 전국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두 갈래로 나누어진 마루금 코스와 봉화군 대표 걷기 코스인 외씨버선길과 이어지는 64㎞의 임도는 백두대간의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두대간수목원은 기존 산림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법으로 복원'조성, 백두대간의 본연의 자연 상태를 만끽할 수 있다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너무 넓어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가기에 부담스럽다는 지적을 잠재우는 장치도 만들어진다. 주제별 전시원을 순환하는 무공해 전동열차를 도입, 수목원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명소로 꾸밀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산림 연구시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단순히 쉬고, 즐기는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세계적 산림생태환경보전 연구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이곳에는 '씨앗'을 지키기 위한 산림종자영구저장시설, '씨드 볼트'(Seed Vault)가 만들어진다.

생태계는 환경과 생물의 복잡한 관계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단 한 종의 멸종이라고 해도 향후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지 예측할 수 없다. 최근 산업화와 각종 개발로 식물 서식지가 갈수록 줄고 있으며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는 식물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종이 지구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

결국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유전자원의 확보와 보존을 위해 최근 팔을 걷어붙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백두대간수목원에 '씨드 볼트'가 들어선다.

이곳은 UN 식량농업기구(FAO)의 공인시설로 인정받아 세계 각국으로부터 산림종자를 기탁받음으로써 종자에 관한 원천기술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두대간 씨드 볼트는 아시아 최고 지하터널형 야생종자 저장시설로 야생식물종자 100만 점 이상을 저장한다. 저장터널은 폭 7m, 길이 34m로 지하 40m 깊이 터널에 위치한다. 영하 20℃, 습도 40%를 유지하는 항온'항습시스템을 적용, 종자를 안전하게 지켜낸다.

백두대간수목원 씨드 볼트의 등장에 따라 경북 북부권은 유전자원을 이용한 각종 연구 중심지로도 떠오를 전망이다.

경북도 황형우 산림산업과장은 "씨드 볼트는 백두대간수목원의 경제적 가치를 더욱 키우는 시설"이라며 "경북 북부가 세계적 산림 연구의 메카가 된다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산림자원의 산업화와 직결되게 됐다"고 말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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