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어네거리 주상복합아파트 사업 수지 맞나

시세 비해 낮은 분양가 84㎡ 4억3천만원선 책정…업계 "최소 1억원 낮아"

최근 서울의 한 업체가
최근 서울의 한 업체가 '수성 범어역 라팰리스1'의 조합원 모집에 나서자 지역 건설업계가 사업 진행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라팰리스1 견본주택 내부 모습

서울의 한 업체가 최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단지 남쪽 맞은편에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을 추진하자 지역 건설업계에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고 기존 시행사와의 법적 다툼까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A업체는 지난 주말 '수성 범어역 라팰리스1'견본주택을 열고 다음달 9일부터 조합원 청약을 진행한다. 지역주택조합으로 추진되는 이 단지는 1천380가구로 구성되며 84㎡(옛 33평)기준 조합원 분양가가 4억 3천~6천만원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지역(해당 시·도)에 거주하는 주민이 주택마련을 위해 설립한 조합을 말한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분양가도 일반 민영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게 특징이다. 이 사업의 시공 예정사로는 SK건설과 서한이 선정됐다.

분양사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진행되는 수성 범어역 라팰리스1은 하나자산신탁의 자금관리로 사업이 안전할 뿐만 아니라 거품뺀 분양가로 주민 맞춤형 단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건설 업계에선 부정적 견해가 많다. 현재 4억3천만원으로 내건 조합원 분양가로는 사업 수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라팰리스1 계획안을 따져봤다는 지역 한 시행사 대표는 "평균 3.3㎡ 당 부지 매입 비용이 3천400만원 가까이 되는 데 이런 부지에 주택 조합 1천 380가구 규모로 분양해서는 분양가를 4억 원대에 맞추기 어렵다. 최소 5억원 중반대 가격이 되야 한다"고 했다. 현재 이 일대 같은 규모의 아파트 거래가는 5억6천만원~6억원 정도다.

지역 한 건설사 대표도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려면 상가 분양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현재 대구 상가는 그 만큼 수익 구조가 나오지 않는다. 범어동 사업은 주택조합으로는 불가능한 사업"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초기 분양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내놔도 분양 성적이 좋지 않은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를 예로 들었다. 상가 분양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조합원 분담금이 치 솟을 수 있다.

시공사들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서한은 "본 계약을 한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예정 시공사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고 했다.

법적 분쟁도 예고되는 상황. 2005년부터 이곳에 부지인수 작업을 했던 B시행사는 "2006년 당시 지주들에게 지급한 계약금이 300억 가량 된다. 일부 지주들이 지역주택조합에 토지사용 승낙서나 토지 매매계약을 한 경우에 처분금지가처분이나 매매계약금 반환소송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 사업자 측은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고 사업 예비비 책정을 많이 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시행사는 기존 지주들과의 계약금 기한을 넘겨 법적 소송 근거가 전혀 없다.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가 분양가나 계획에 대해선 분양 초기 단계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대구시는 범어동의 사업이 대규모 사업이고 자칫 시민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향후 건축 심의 과정에서 면밀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부 범어동 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고 관련 제보가 잇따라 시 차원에서 꼼꼼히 살피겠다"고 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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