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며느리를 믿지 못하는 시어머니와 하소연할 곳 없는 며느리

EBS '다문화 고부열전' 25일 오후 10시 45분

한 집에서 8년째 같이 살면서도 며느리를 믿지 못하겠다는 시어머니 김영자(75) 여사와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베트남 며느리 부 티 러이(31) 씨. 고부 사이가 처음부터 안 좋았던 것은 아니다. 몸이 허약해 세 차례 유산을 한 며느리를 위해 약도 달여주고 집안 살림도 도맡아 했던 시어머니였다. 그런데 며느리가 잠자리에 들 때 베개 밑에 칼을 놓고 자는 것을 목격한 뒤부터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불신하게 됐다. 아들 내외가 말다툼할 때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신경이 곤두서고 예민해지게 됐다는 것. 게다가 며느리의 탐탁지 않은 구석은 손으로 다 꼽을 수도 없다. 시어머니는 여든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밤늦도록 농사를 짓는데 며느리는 걸핏하면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농사일을 돕지 않는다.

며느리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다. 살림이며 육아며 부딪치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자신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큰 시누이에게 털어놓는 시어머니 때문에 일 년에 한두 번 보는 큰 시누이가 마치 시어머니 대변인이라도 되는 듯 자신을 나무랄 때마다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시어머니는 마치 모르는 일인 것처럼 방관하는 것이 마냥 속상하다.

며느리의 고향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세 시간 거리에 위치한 광린이다. 좋은 마음으로 행복한 앞날을 약속하기 위해 떠난 고부는 며느리의 고향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절경을 자랑하는 하롱베이 한복판에서 그동안 쌓아왔던 섭섭함을 토로한다. 그날 저녁 시어머니는 속이 불편해 밥 한술 못 먹고 앓아누워 고부 갈등은 더 악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고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쌓인 오해를 풀고 의심을 걷어낼 수 있을까?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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