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근로자의 임금여건이 수년간 전국 꼴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 제조업종 가운데 월급여가 낮은 업종이 대구에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 있어서다.
대구 근로자들은 타지역에 비해 적게 벌면서 일은 더 하는 악순환에 허덕이고 있다. 장시간 일해야 하는 노동집약형 업체가 많은 반면 지식기반 업종은 적어서다.
고용노동부의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4월 기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중심)에 따르면 대구 근로자의 월 평균급여액은 235만2천원으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2008년부터 만년 꼴찌 신세다.
상용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2014년 4월 기준)은 191.2시간으로 전국 평균(187.9시간)보다 3.3시간 더 길었다. 4월 한 달간 총 상용근로일수 역시 22.8일로 제주도(23.3일) 다음으로 많았다.
이처럼 일은 많이 하고도 급여가 낮은 대구 지역의 노동환경은 '업종'에서 찾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월급여가 낮은 업종에 일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1천300개 중소제조업체(종사자 20∼299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체가 지난 9월 지급한 평균 월급여(특별급여 제외)는 작년 9월보다 4.4% 상승한 229만1천원이었다. 통계청 분류에 따른 22개 제조업종을 살펴보면 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이 259만5천원으로 가장 높았고, 식료품이 193만7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 순위를 지역별 종사자 수(2012년 통계청 기준)와 비교해보면 대구 지역의 근로자 임금이 특히 낮다. 평균 월급여가 낮은 하위 5개 업종(식료품, 의복'액세사리'모피, 인쇄 및 기록매체복제, 목재 및 나무제품, 섬유제품/기타제품 제외)에 근로자가 많이 몰려 지역 전체 16만8천456명 가운데 27.4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상위 5개 업종의 지역 근로자 차지 비율은 7.93%에 불과하다. 상하위 10개 업종으로 확대하면 대구 제조업종 근로자 약 70%가 월급여 하위 10개 업종에 근무 중이다.
타지역과 비교해도 저임금 업종비율이 대구가 높다. 월 급여가 194만6천785원인 의복'액세사리'모피 업종에는 전국 14만1천465명 근로자 가운데 6천356명이 대구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도, 부산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특히 주요 산업인 섬유업종은 평균 월급여가 216만2천554원으로 22개 업종 중 18번째로 임금이 낮은 업종이다. 이 업종에 대구는 2만5천763명이 몰려 전체(14만1천489명)의 18.2%를 차지했다. 15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평균 월급여가 높은 상위 5개 업종(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 1차금속, 의료'정밀'확학기기'시계, 비금속광물제품'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은 경기도와 울산, 전라남'북, 경상도, 충청도 등에 골고루 분포돼 있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전라도는 석유화학 대기업이 있고 울산과 포항은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경남은 조선 등 대표적인 리더산업과 대기업이 포진해 있다"며 "결국 대구는 임금이 낮은 업종의 업체가 몰리고 근로자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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