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립유치원 증설보다 사립에 지원비 늘려달라"

대구사립유치원연합회 요구, 市교육청 "공립 부족 상태"

대구 사립유치원들이 교육 당국의 공립유치원 증설 방침에 반발, 사립유치원 운영 지원비를 늘려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는 3만4천820명(2014년 4월 기준). 이 중 공립유치원(125곳) 원아가 4천651명, 사립유치원(265곳)의 원아는 3만169명이다. 공립유치원은 대부분 초교 병설 유치원으로 소규모이고, 규모가 비교적 큰 단설 유치원은 5곳뿐이다.

시교육청은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선택의 기회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공립유치원을 점차 늘린다. 내년에 공립유치원을 9곳, 2017년 5곳 설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립유치원들은 공립유치원 증설 조치가 효율적이지 못해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5일 오후 3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유치원 무상교육,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것도 이 같은 주장을 알리기 위해서다.

대구사립유치원연합회(회장 장순연)에 따르면 공립유치원의 1인당 교육비는 월 81만1천390원, 사립유치원은 54만6천915원 수준이다. 교육부가 밝힌 전국 유치원의 월간 학부모 부담금 평균치(지난해 8월 기준)는 공립유치원 경우 8천314원, 사립유치원은 19만5천78원이다. 교육비에서 학부모 부담금을 뺀 금액이 교육 당국의 지원금인 셈이다.

연합회 측은 "현재 대구의 사립유치원들이 시교육청으로부터 원아 1명당 매달 29만원을 지원받고 있는데 이를 41만원으로 늘려달라는 게 우리의 주장"이라고 했다.

상화유치원 권형민 원장은 "10개 반을 갖춘 공립 단설 유치원 하나를 짓는 데 토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60억원이나 드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공립유치원 지원금의 2분의 1 정도인 41만원만 사립유치원에 지원해주면 학부모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면 한 공립유치원 관계자는 사립유치원들이 현재는 41만원만 지원해달라고 하지만 점차 지원액을 늘려달라고 하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유아 취학 수요 조사를 해볼 때 공립유치원 선호도가 50%를 웃돌지만 공립유치원 숫자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연합회가 공식적으로 지원금 증액 문제를 요청한 것이 아니어서 답변하기 이르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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