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년전 '박 대통령 커터칼 테러' 닮은 꼴

오른쪽 뺨 11cm 길이 깊은 상처…수술 전후 보인 의연한 처신 '감명'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6년 5·31일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지유세에 나섰다가 커터칼 피습을 당했다./CBS 노컷뉴스 제공/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6년 5·31일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지유세에 나섰다가 커터칼 피습을 당했다./CBS 노컷뉴스 제공/연합뉴스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겨냥한 흉기 공격은 9년 전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흉기(칼, 커터칼) 공격을 받은데다 상처 부위와 크기, 수술 전후 보인 의연한 처신에서 두 사람의 피습사건은 닮은꼴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 도중 커터칼 피습을 당했다. 박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와 마찬가지로 오른쪽 뺨에 11㎝ 길이의 자상을 입어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돼 2013년 정년퇴임한 탁관철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당시 성형외과 과장)로부터 봉합 수술을 받았다.

리퍼트 대사도 5일 오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5) 씨로부터 25㎝ 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리퍼트 대사도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뺨에 11㎝ 길이의 자상을 입었으며 오전 10시쯤부터 본관 5층 수술실에서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과장인 유대현 교수와 정형외과 최윤락 교수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탁 명예교수와 유 교수는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또 박 대통령과 리퍼트 대사는 수술 후 보인 의연한 처신에서도 국내외의 공감을 샀다. 당시 박 대통령은 입원 도중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었고, 퇴원 직후 대전으로 내려가 대전시장 선거 지원에 나서면서 당시 열세였던 지방선거 판세를 한순간에 역전시켰다.

리퍼트 대사도 병원에서 5일 오후 "잘 있으며 굉장히 좋은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4시 35분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로빈(아내)과 세준이(아들), 그릭스비(애견)와 저는 지지에 깊이 감동을 받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라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건이 계획범행인 점도 유사하다.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김 씨가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하는 내용의 유인물 등을 사전에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을 공격한 지충호(59) 씨 역시 1985년 공갈 사건 등으로 구속된 것에 대한 불만과 수형생활 중 겪은 부당한 대우를 알리려 했지만 사회적 관심을 끌지 못하자 저명인사에 대한 극단적 공격을 감행하기로 하고 박 대통령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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