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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양은 미래 자원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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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충청남도 서천군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개관한다. 해양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을 위한 총괄책임기관으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생물자원 연구'보전'활용 및 전시'교육'을 목표로 건립됐다. 이 기관이 서천에 자리 잡게 된 것은 오랫동안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지역 주민 그리고 해양생물학 전문가들의 지혜와 협력이 모인 결과다. 서천군과 지역 주민들은 바다를 매립하여 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지역 발전을 꾀하겠다는 낡은 방식의 지역 발전방안을 과감히 버리고 2007년 정부와 협약을 맺어 새로운 대안사업을 추진했고 이러한 대안사업의 하나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건립됐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 그리고 예로부터 중요한 식량자원 중 하나이며 근래에는 해양바이오산업의 원천소재가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해양생물은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

해양생물자원은 사람을 위해 가치가 있거나 실제적 또는 잠재적 용도가 있는 유전자원, 생물체, 생물체의 부분, 개체군, 그 밖의 해양생태계 생물적 구성요소로 정의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수행할 조사, 연구, 전시 및 교육 대상에는 해양생물자원 전체와 이로부터 유래된 모든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규모에 걸맞게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3본부 7실 1센터 24팀의 조직을 담당하는 108명의 전문인력으로 운영될 것이다. 3본부에는 경영 및 행정업무 지원과 해양생물자원의 전시'교육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경영'전시본부, 해양생물자원의 분류, 확보, 보전 및 관리를 통한 국가자산화를 담당하는 연구기반구축본부, 마지막으로 해양생물유전자원 및 천연물 연구를 통한 해양생물자원의 이용기반 구축을 담당하는 융복합연구본부가 있다. 규모 면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이에 걸맞은 해양생물에 특화된 연구기관을 찾아보기 힘들다.

18세기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들을 기록하고 분류하는 근대적 생물학이 시작된 이후 생물분류학의 오랜 전통을 가진 외국의 경우 대개 자연사박물관을 통해 육상과 해양생물을 통틀어 연구하고 있다. 영국의 자연사박물관, 미국의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같은 기관이 대표적이다. 해양생물 발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해양대국이었던 영국의 경우 이미 19세기부터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근대적 해양과학활동을 시작하였고, 이와 병행하여 대양에서 해양생물들을 수집,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바다에서의 생물지리 분포와 생물 다양성에 대한 인류의 과학적 지식이 축적되었다.

그러면 지구 상에는 또 바다에는 얼마나 많은 생물종이 존재하고 있을까? 미생물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기록된 생물종의 총수는 약 120만 종이고, 해양생물의 경우 약 20여만 종에 이른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해양에 존재하는 생물종 수는 약 220만 종으로 계산되었다. 즉 91%의 생물종들이 아직도 모르는 채로 남겨져 있는 셈이다.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며, 생명이 기원했다고 추정되는 바다의 생물다양성과 생물분포 그리고 그 생물들의 가치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아직도 매우 적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7천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80여 개국 2천700여 명의 과학자들이 전 세계 바다에서 조사한 '해양생물 개체 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종을 발견하는 속도에는 각 생물의 정체를 알아내고 분류할 전문가들의 부족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세계적 실정에 비춰볼 때 해양생물들의 주요 분류전문가들과 이들이 전문적 협력체계를 갖춰 출범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역할은 국제적으로도 큰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일임이 틀림없다.

원용진(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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