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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국내 명산 100km 종주…대건고, 4년째 父子동행 걷기

대구고등학교와 대건고등학교가 자연과 호흡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지식도 얻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구고가
대구고등학교와 대건고등학교가 자연과 호흡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지식도 얻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구고가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한국 명산 100㎞ 종주' 프로그램을 시작, 가야산을 올랐다. 대건고는 지난달 25일 '부자동행 대구 둘레길 걷기' 중에서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비슬산 마비정 누리길을 찾았다. 대구고'대건고 제공

'우리 산하를 걸으며 배웁니다.'

체험형 교육을 중시하는 것이 최근 학교 교육의 흐름이다. 특히 산과 들을 걷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을 만끽하며 정서를 순화하고 생태와 문화 등을 배울 수도 있다. 또 학생들은 친구, 부모, 교사와 함께 걸으며 마음을 터놓고 서로 생각을 나눌 기회를 얻는다. 대구고등학교와 대건고등학교가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교육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 명산 종주, 대구고

대구고가 올해 학교 특색 사업으로 기획한 것은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한국 명산 100㎞ 종주'. 학생들이 극기심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게 하는 한편 선배와 후배,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간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26일 이 프로그램이 닻을 올렸다. 재학생(30명), 교직원(10명), 학부모(4명), 졸업생으로 구성된 동문 산악회(9명)가 참여한 가운데 국립공원 가야산을 올랐다. 산행 전 안전 교육은 학창시절 산악부 활동을 했던 동문 선배 9명이 책임졌다. 이들은 산행 중에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일행의 선두와 중간, 후미에서 함께 걸었다.

일행은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서성대를 거쳐 가야산 정상인 성왕봉을 등정했다. 이후 서성대에서 만물상을 지나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로 하산했다. 대구고는 산행 과정에서 함께 토론할 거리도 마련했다. 이번 토론 주제는 '고등학생의 바람직한 건강 관리법'. 산행 후에는 토론한 내용에 대한 결과 보고서와 소감문도 함께 제출하게 했다.

대구고 정중기 교사는 "산행을 할 때마다 다른 토론 주제를 정해 의견을 나눌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오를 산에 대해 미리 조사, 학습하고 산행 때 주제 토론과 소감문 쓰기까지 병행해 자기주도학습 능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명산 종주 프로그램은 국립공원 위주로 진행된다. 대구고는 앞으로 ▷소백산(5월 24일) ▷속리산(7월 26일) ▷지리산(8월 23일) ▷오대산(10월 25일) ▷덕유산(11월 22일) ▷태백산(12월 27일) 산행을 계획 중이다.

대구고 김재원 교장은 "한국의 명산들을 종주하면서 재학생들은 대자연의 넉넉함을 배우고 극기심과 도전정신,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을 것"이라며 "재학생, 학부모, 교사, 동문 선배들이 서로 이해하고 배우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구 경계 걷기, 대건고

최근 들어 자연을 벗 삼아 느리게 걷는 트레킹이 유행이다. 하지만 대건고를 대표하는 교육 프로그램 '부자동행(父子同行) 대구 둘레길 걷기'는 일반적인 트레킹과는 차이가 있다. 인솔 교사와 함께 지역의 자연과 환경, 문화, 생태, 역사 등을 공부할 기회이자 아버지와 아들이 몸을 부대끼며 소통할 수 있는 자리다.

부자동행 대구 둘레길 걷기는 올해로 4년째를 맞는 프로그램. 지난달 25일 재학생과 그들의 아버지가 인솔 교사들과 함께 비슬산 마비정 누리길을 걷는 것으로 올해 프로그램의 막이 올랐다. 아버지와 아들로 구성된 39개 팀, 79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날 걸은 곳 가운데 특히 학생들의 흥미를 끈 곳은 마비정 마을. 옛 생활상이 담긴 벽화가 마을 초입에 그려진 곳이다.

대건고 이대희 교감은 산행 과정에서 만나는 나무와 꽃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지역 역사와 문화도 소개했다. 이 교감은 "달서소방서의 도움으로 응급 처치법 교육을 받아 안전한 산행이 될 수 있게 준비했다"며 "학생들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재충전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대건고는 앞으로 6차례 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비슬산 삼국유사길(2코스)을 비롯해 ▷통점령 한일우호길(3코스) ▷하빈, 강정보 녹색길, 화원 동산(4코스) ▷팔공산 종주길(5코스) ▷환초 둘레길(6코스) ▷대구근대골목길(7코스)을 탐방할 계획이다.

대건고 이두영 교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장 대구를 아끼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소원해진 부자간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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