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걷어 지방으로 나눠줬던 법인지방소득세가 올해 처음으로 지방 독립세로 전환돼 도내 각 시군청이 지난달 기업들로부터 신고납부를 받은 결과, 도내에서는 제2도시 구미가 제1도시 포항을 제치고 세수 1위로 떠올랐다.
특히 원전이 집적한 경주와 울진이 구미'포항에 이어 도내 기업 세수 상위 3, 4위에 올라서면서 '원전'이 도내 지역 간 곳간 규모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인지방소득세 징수 주체가 지자체로 바뀐 뒤 신고 총액과 신고 법인 모두 크게 증가, 기업들이 새로운 법인 세금징수 및 세무조사 주체가 된 지자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북도가 지난달 30일, 12월 결산 법인의 법인지방소득세 확정 신고 납부 결과를 집계한 결과, 구미에서 933억원이 신고 납부돼 도내 1위였다. 인구'경제력 등에서 도내 1위 도시인 포항(신고 납부 536억원'도내 2위)을 제치고 2위 도시 구미가 세수 1위에 오른 것이다.
구미에서는 A사가 513억원을 신고 납부해 도내 최고 고액 납세 기업이었고, 구미를 도내 최고 세수 도시로 밀어올렸다. A사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으로 보인다고 업계에서는 추정했다. 포항의 최고액 납세 법인 B사는 231억원을 신고 납부, 포항 철강산업의 부진을 보여줬다. B사는 포스코로 보인다.
구미, 포항에 이어 원전이 있는 경주(304억원), 울진(139억원)이 도내 법인지방소득세 3, 4위를 거머쥐며 '원전 위력'을 보여줬다. 울진의 경우 올해 신고 납부액(139억원)이 전년(18억원)에 비해 651.8%나 늘어났다.
경주와 울진의 곳간 규모를 크게 키운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경주'울진'예천'청송 등지에 모두 233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신고 납부, 단일 기업으로는 A사에 이어 2위 고액 납세 법인이었다. 예천'청송 등지에는 한수원의 양수발전소가 있다. 예천과 청송 역시 한수원의 세금이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각각 452.8%, 215.9%의 세수가 증가, 울진'예천'청송은 전년대비 도내 법인지방소득세 증가율 최상위 3곳으로 기록됐다.
법인지방소득세에는 올해 도내 2만8천811개 법인에서 2천503억원을 신고납부했다. 지난해(1천478억원)와 비교할 때 69.4%나 늘어난 수치다. 도내 신고 법인 수도 2014년 1만6천974개에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1.5배(1만1천837개) 가까이 증가한 2만8천811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청이 법인지방소득세 징수 주체로 바뀌면서 결손법인 및 비영리 법인 등의 전수 신고가 이뤄지면서 신고납부 법인 숫자가 크게 늘어났고 지난해 도내 시군에 법인지방소득세를 주지 않았던 한수원이 올해 납부를 하는 등 큰 기업들의 세금 납부가 급증, 세수가 늘었다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경북도 김교일 세정담당관은 "세금 신고에 의심이 갈 경우 시군청이 해당 기업을 세무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공평'공정과세를 위해 시스템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법인지방소득세=지방자치단체의 세원을 확충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지자체가 직접 법인세 일부를 징수한다는 내용으로 올해부터 개정'시행됐다. 2014년 1월 1일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라 올해부터 법인지방소득세가 독립적 과세체계로 전면 개편돼 시행된 것. 종전에는 법인세 총 부담세액의 10%를 신고'납부하는 부가세 방식이었으나, 2014년 사업소득을 신고하는 지난달 마감한 정기 신고부터는 법인세와 동일한 과세표준에 지방세관련법에서 정한 세율과 공제'감면을 적용해 산출한 독립세 방식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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