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롄쿠이 지음 / 김태성'박예진 옮김 / 부키 펴냄
'복지 국가는 아직 유효한가?'
부자 나라로 알려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이 일어난 것은 내부적으로 곪아 오던 미국 사회의 양극화와 중산층 해체의 단면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지금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였던 것이다. 이와 반대로 2009년 말부터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번진 그리스 부채 위기는 과도한 복지 지출이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5년 대한민국 역시 무상급식 지원 중단이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보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문제 제기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복지 국가에도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복지 국가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과 유럽이 금융 위기나 부채 위기 등 초대형 경제 위기에 휘청거리는 사이, 복지 국가의 대명사인 북유럽 선진국들은 여전히 낮은 실업률과 높은 1인당 GDP, 상대적으로 작은 빈부 격차를 실현하고 있다. 그런데 왜 복지사회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복지 국가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에 일부 오류가 있다고 말한다. 복지를 축소하거나 거부하자는 주장을 살펴보면 사실 관계를 왜곡하거나 핵심적인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그러한 거짓말과 왜곡을 '누가', '왜' 만들어 내는지,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복지 반대 담론이 어떻게 재생산되고 확대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아가 복지 국가의 탄생에서부터 발전 과정, 일부 복지 국가의 탈복지 노선, 복지 사회의 개선점 등도 검토하면서, 복지 후발 국가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416쪽, 1만8천원.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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