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 전, 경조사비는 '3만원 vs 5만원'의 싸움이었다. 2015년 봄, '5만원 vs 10만원' 대결로 압축됐다. 이제 3만원을 내면, 부조금 명부에서 눈에 띄는 이름이 될 정도가 됐다. 친한 친구 사이에선 '쫀쫀한 놈'이라고 핀잔을 들을 정도다. 이쯤 되면 '3만원 시대'는 퇴출 경고가 내려진 셈이다.
10년 만의 경조사비 대폭 인상에는 물가상승률이 반영된 이유도 있겠지만 고가의 결혼식 식사비용 탓이 크다. 특급호텔이나 대형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1인당 식비가 최소 7만∼8만원이다. 그런 탓에 축의금 5만원은 손을 부끄럽게 한다. 이는 계절의 여왕 5월이 서민들에게 경조사비 고통을 가중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김성호(41'직장인) 씨는 경조사비 부담 때문에 대학원 동기생의 결혼식에 아예 참석을 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하는 데다 축의금 10만원까지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김씨는 "한참을 고민하다 KTX 왕복교통비 포함 20여만원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7만원만 보내줬다"고 털어놨다.
경조사비 '5만원 vs 10만원'에 흔한 유행어도 등장했다. '그냥 알면 5만원, 술이라도 한잔 기울이면 10만원' '차라리 안 가고 5만원이 낫다' '친하긴 한데 신사임당 한 분만 모실까, 두 분 모실까' 등.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한 직장인 여성은 "신부 측으로 온 결혼식 부조금 봉투를 다 열어보니, 80% 이상이 5만원, 15% 정도가 10만원 이상, 3만원은 5명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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