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옛 대구적십자병원 활용…250만의 소통 공간, 미래 희망 가꾸는 광장

도시철 모두 지나는 교통 요충지, 광장 조성되면 주변 상권도 회복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원(달서구6)이 11일 대구시민광장을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대구의 특색을 살린 광장조성 문제가 공론화될 전망이다.

세계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들도 도시 곳곳에 광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소통과 휴식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250만 인구의 대도시인 대구에는 제대로 된 광장이 없다.

◆소통의 공간 도시 광장

광장은 집회, 시장, 미관, 교통 등의 목적으로 설치되는 공공적 공간으로 공공건축의 전면이나 도로의 교차점 등 도시공간의 주요 지점에 들어선다.

광장문화가 낯선 우리나라에서 광장의 새로운 모습을 국민 대다수가 함께 체험한 것은 2002 월드컵 거리응원이었다. 거리응원 모습을 목격한 한 사회학자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등장한 길거리 응원문화를 계기로 광장의 주도권이 권력자에서 시민대중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2002 월드컵 이후 집회, 시장, 미관, 교통 등 전통적인 광장의 기능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한 창구로 광장의 필요성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대전, 광주 등은 자동차에게 빼앗긴 도시공간을 재설계해서 시민들에게 제공하거나, 시민 휴식장소를 만들게 됐다.

하지만 대구는 도시의 위상에 비해 제대로 된 광장이 없는 '광장의 불모지'다. 이 때문에 대구시청 앞은 시위'집회 단골 장소가 됐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출하고 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대구적십자병원을 광장으로

배 시의원이 시민광장 조성지역으로 제안한 곳은 대구 중구 남산동의 옛 대구적십자병원이다. 적십자병원 면적은 3천411㎡(1천34평)이며, 도시계획상 중심상업지역의 종합의료시설이다.

지난 1945년 12월 대구적십자진료소로 개원한 뒤 1976년 종합의료시설인 대구적십자병원으로 신축'운영돼 오다 경영악화로 2010년 3월 폐원했다. 적십자병원은 도심지에 위치하고 있지만, 폐원 이후 5년 이상 지나면서 지역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그동안 부지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매입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매각을 포기하고 지난 3월 중구청에 종합의료시설 폐지를 신청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용도시설을 폐지한 후 일부는 적십자사 대구지사 사옥으로 활용하고 다른 공간은 임대사업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다. 달구벌대로와 중앙대로가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며, 3호선(신남역)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시민광장 조성은 주변 상권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적십자병원이 폐원된 이후 주변 상인들은 상권이 위축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상인들은 적십자병원 이전터가 이른 시일 내에 개발되기를 기대하면서 정부와 구청 등에 수차례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시의원은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에게 대구의 위상을 보여주고 희망과 자부심을 심어 줄 수 있는 시민광장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대구적십자병원 이전터를 대구시가 매입해 시민광장으로 조성한다면 주변지역 활성화는 물론, 도시의 새로운 광장문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모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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