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화엠피 전정도 회장, 공사대금 540억 유용"

코스틸 회장도 매출액 조작, 포스코 협력사 비리 사실로

자신이 운영하던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을 포스코로 비싼 값에 팔아치운 전정도(56) 세화엠피 회장이 최소 540억원 이상의 회사 돈을 유용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또 2007년부터 최근까지 포스코와의 중간재 거래과정에서 매출액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는 포스코 협력업체 코스틸 박재천(59)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도 검찰이 청구하기로 했다.

이 두 업체의 비리 혐의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포스코그룹 및 관계사'협력사 등에 대한 수사가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11일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92억원 가운데 540억원가량이 국내로 유입됐고, 나머지는 세화엠피 이란법인 계좌에서 빠져나간 사실을 파악, 자금흐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돈은 포스코플랜텍이 2010~2012년 이란석유공사에서 받은 공사대금으로, 그간 대 이란 제재를 강화한 미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세화엠피 현지법인에 잠시 맡겨뒀다. 이란 측과의 직접 자금거래를 피하기 위해 세화엠피 현지법인에 맡긴 돈을 전 회장이 빼돌린 셈이다.

검찰은 전 회장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잔고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수법으로 포스코플랜텍이 맡겨놓은 돈을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 회장 관련사 압수수색에서 세화엠피 회사 돈 수십억원이 빼돌려진 정황도 검찰이 파악했다.

검찰은 부실해진 성진지오텍을 비싼 값에 사들이며 합병을 주도한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 등 핵심 경영진에 대한 배임혐의 적용 여부와 비자금 종착지도 함께 살피고 있다.

한편 포스코플랜텍은 전 회장이 대표로 있던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을 포스코가 비싼 값에 사들여 부실 합병한 대표 회사로 꼽히고 있다. 세화엠피는 최근 본지가 단독 보도한 영천 고경일반산업단지 개발을 둘러싼 투자사기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세화그룹 주력사다.

세화그룹은 부산 센텀지구에 본사를 둔 해양플랜트 관련 업체로, 세화E&T, 세화엠피, 유영 E&L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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