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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2호선 그라피티, 왜 수사 대상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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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메시지 없고 운전 방해하는 '공공시설 파괴'

'범죄일까, 예술일까.'

대구도시철도 2호선에서 발생한 전동차 낙서 사건을 두고 범인과 범행 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공공기물에 대한 낙서(그라피티)가 사회적 이슈나 차별에 대한 저항 등의 의미에서 시작됐으며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대구를 비롯해 서울과 인천에서 발생한 전동차 낙서 사건은 '그라피티'보다는 '반달리즘'(공공시설을 파괴하는 행위)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BLIND'라고 쓰인 그라피티 자체가 담는 메시지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전동차 측면뿐 아니라 전동차 운행에 방해가 되는 운전석 앞유리에까지 낙서가 쓰여 있기 때문이다.

백중열 대구교대 미술교육심리학 교수는 "그라피티는 도심의 후미지거나 낙후된 곳에 그림을 그려 활기찬 분위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지만 이번 사건은 출입 금지인 곳에 몰래 침입했다는 점과 지하철이라는 공공기물에 그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 대중적인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려는 이들의 범행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영호 대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그라피티 장르 특성상 자신을 드러내는 사인을 그라피티마다 남긴다. 이번처럼 들어가서는 안 될 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과시하려는 목적이 다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사회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이 이슈화를 기대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라피티로 인한 환경 정화나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 흔적이 없어 음성적인 그라피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7년 동안 대구와 서울 등에서 그라피티 작가로 활동한 김모(37) 씨는 "그라피티에서 일반적으로 장소가 갖는 의미는 크다. 일부 작가들은 남들이 잘 가지 못하는 곳에 그렸다는 자부심과 다른 작가가 자신의 그라피티 위에 못 그리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을 그라피티 장소로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 사례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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