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로지카/ 앙드레 고르스 지음/ 임희근'정혜용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전 세계 지성들 사이에서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진단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를 넘어서지 않으면 인간은 절멸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사르트르가 격찬한 '유럽의 가장 날카로운 지성' 앙드레 고르스 역시 붕괴 직전에 이른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고 지금 우리가 미래를 위해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자본주의는 자연과 자원을 초토화시키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파괴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자본주의의 또 다른 위기는 생산이 더 이상 가치 증식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축적된 자본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이 금융자본의 형태를 띠게 된다. 실물경제는 금융산업이 먹여 살리는 투기거품에 딸린 부속물로 전락했다. 이렇게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비극'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그가 이 책의 제목으로 제시한 '에콜로지카', 정치적 생태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다. 정치생태학의 선구자 앙드레 고르스는 심각한 생태 위기를 불러온 성장중심주의의 자본주의가 왜 붕괴될 수밖에 없는지, 배금주의 사회 전체에 만연한 거품, 자동차와 소비지상주의 사회가 우리 삶에 행사하는 독재, 세분화된 노동의 끔찍함 등을 날카롭게 분석해낸다. 그는 이런 분석을 통해 이미 2008년의 금융위기를 예측한 바 있다.
앙드레 고르스가 제기하는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위한 해법은 이미 재생불가능한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데서 시작하며, 생태적이며 사회적이고 또 문화적인 혁명을 지향한다. 생산방식과 노동을 비롯한 기존의 경제와 삶의 관행을 전면적으로 재편할 것을 주장하면서, 기본소득, 일자리 나누기 같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212쪽, 1만2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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