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대구역 주변 가로수 제거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고가차도 공사 시작 이후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가로수가 잇따라 잘려나가면서 보존 여부를 두고 인근 주민과 공사업체 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수십 년 키워온 가로수를 하루아침에 자를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지만, 공사업체들은 "보존가치 없는 가로수는 오히려 제거가 경제적"이라는 반론을 펴고 있다.
지난해 이후 동대구역 일대 공사 과정에서 사라진 가로수는 200여 그루가 넘는다.
지난 12일에도 효신로 지하램프 설치 업체가 공사 진행을 위해 수령 20~30년 된 은행나무 37그루를 잘라냈다. 잘린 가로수의 굵기는 대부분 30㎝ 이상이다.
인근 주민들은 "도로 확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공사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가로수를 베어낼 수 있느냐"며 "수십 년간 공들여 가꾼 가로수를 이런 식으로 제거하는 것은 공사 시작 전 가로수 보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동대구역 제2, 3주차장 입구 쪽 인도의 양버즘나무 81그루가 잘려나갔다. 20~40㎝ 굵기에 20~30년 된 이 가로수들은 성동고가차로 공사 과정에서 제거됐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에서도 가로수 100그루가 잘려나갔다. 종류별로 보면 대왕참나무 80여 그루와 은행나무 20여 그루, 느티나무 10여 그루 등이다.
하지만 공사업체와 구청 측의 입장은 다르다.
가로수 이식을 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생존 확률이 떨어지고, 제거된 가로수 대다수는 보존 가치도 높지 않은 수종이라는 입장이다.
공사업체 한 관계자는 "수령이 20~30년 이상 된 가로수는 이식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이식 과정에서 뿌리를 다치게 돼 생존 확률도 높지 않다"며 "공사가 끝난 뒤 새로운 수종의 가로수를 심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도심 미관을 위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가로수를 제거할 경우 공사업체들은 원인자부담금 명목으로 그루당 150만~200만원씩 구청에 납부하게 된다. 구청 측은 받은 돈으로 추후 새로운 가로수를 심게 된다.
해마다 5천만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가로수를 심고 있는 동구청도 주민들의 반발은 이해하지만, 공사로 인한 가로수 제거에는 긍정적이다.
동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시 지침에 따라 성인 가슴 높이의 나무 굵기가 30㎝ 이상이면 옮겨도 잘 살지 못해 제거하고, 그 미만이면 이식을 하기도 한다"며 "효신로 가로수는 악취가 나는 은행나무 암나무 교체사업 차원에서 굵기가 작아도 제거했다. 이전에 잘라낸 가로수도 보존가치가 높지 않은 수종이 많다"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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