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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위협 신종 바이러스…메르스 침투

메르스 확진 국내 4명 백신 없어 치사율 40%

인천공항검역소 예방접종실에 비치된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예방 안내자료. 매일신문DB
인천공항검역소 예방접종실에 비치된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예방 안내자료. 매일신문DB

신종 바이러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중동호흡기질환(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1주일 만에 4명으로 늘었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40%가 넘고, 치료제나 예방 백신이 없는 신종 바이러스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단 한 명의 환자도 없었을 정도로 낯선 감염병이다.

신종 바이러스의 유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가 덮쳤고, 2010년에는 '신종 플루'로 불린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밀려들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조류 인플루엔자(AI)도 신종 바이러스에 포함된다. 이 같은 신종 바이러스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게 특징이다. 각 나라를 오가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이동시간은 줄었기 때문이다.

◆엄습하는 메르스 공포…치사율 높지만 전염력 약해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치명적인 급성호흡기 질환이다.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23개국에서 1천14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6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40.7%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의 환자 수가 1천117명으로 가장 많고, 유럽 15명, 아프리카 5명, 미국 2명 등의 환자가 발생했다.

메르스는 대부분 2~14일 이내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38℃ 이상의 고열이 나고 기침과 호흡곤란 등을 겪는다. 모든 환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등 직'간접적으로 중동과 관련된 점이 특징이다. 감염자 중 낙타 시장이나 농장 방문, 낙타 체험 프로그램 등 낙타와 접촉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는 공기 중에 확산된 타액이나 접촉으로 인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먼 친척뻘인 사스와 달리 전염성이 강하진 않다. 메르스의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0.6~0.7로 사스(5)나 에볼라(2)보다 낮다.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은 있지만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메르스를 예방하려면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 되도록 낙타 농장이나 시장을 방문하지 않고, 멸균되지 않는 낙타유(乳) 등을 접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기본 감염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들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은 빠른 확산 속도와 높은 치사율이 특징이다. 지난해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사망자는 1만1천 명을 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기니에서 2만6천593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1만1천5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 이전에는 사스와 AI, 신종 플루가 있었다. 지난 2002년 중국 광둥성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사스는 엄청난 전염 속도를 자랑했다. 보름 만에 감염자 수가 10배를 넘었고, 첫 환자 발생부터 5천 번째 환자 발생까지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8천96명이 감염됐고, 744명이 숨졌다.

지난 2009년 4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신종 플루는 이듬해 한국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다. 신종 플루는 214개국에서 발병했고, 적어도 1만8천5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국내 신종 플루 확진 환자는 75만 명(추정환자 150만 명)이었고 이 중 250여 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인체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및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인체 감염자가 발생해 256명이 사망했다.

지난 24일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충남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려 발병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발생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확정 판정을 받은 사례는 지금까지 55건으로 이 중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예방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 없어…신종 감염병 감시 체계 구축 필요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은 2차 감염으로 인한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종 감염병 환자를 격리 치료하기 위해 국가 지정 입원치료 격리 병상을 운영 중이다. 대구에서는 대구의료원에 격리 병상이 마련돼 있다.

문제는 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어떤 바이러스가 결합해 변형된 바이러스를 만들어낼지 예측할 수 없고, 동물과 접촉을 무조건 피할 수도 없다.

그러나 질환에 대한 정보가 쌓이면 대처가 가능하고, 신체가 적응하면서 치사율이 낮아질 수 있다. 2010년 대유행했던 신종 플루는 이젠 계절성 독감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에서 치사율이 40%나 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도 중국에서는 치사율이 6% 정도로 낮다. 1976년 발병 당시 치사율이 97%였던 에볼라도 치사율이 36% 정도로 내려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메르스는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지만 환자와 같은 공간에 동시에 머물면서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 제한적으로 발생한다"면서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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